임원 현지 급파·출장 전면중단…구금 인력 47명 석방 총력
李 대통령 "미대사관 총영사관 중심 총력 대응 지시"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인사최고책임자가 현장 대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인사최고책임자가 현장 대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합작 배터리 공장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단속 사태에 대해 임직원 보호와 현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LG엔솔은 최고인사책임자(CHO)를 현지에 급파하고 미국 출장 일정을 중단했으며, 현대차는 협력사들의 고용 관행에 대한 강도높은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7일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전무(CHO)는 이날 오전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약 300명의 인력이 감금된 현장을 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LG에너지솔루션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모두의 신속한 조기 석방이 최우선”이라며 “정부에서도 총력을 다해서 대응하고 있는 만큼 모두의 안전하고 신속한 복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LG엔솔은 이번 단속과 관련해 자사 관련 인력 47명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는 조기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함과 동시에 고객 미팅을 제외한 모든 미국 출장을 중단하고, 체류 중인 직원에게는 즉시 귀국 또는 숙소 대기 지침을 내렸다. 

현대차도 상황 점검에 나섰다. 현지시간 5일 현대차 미국법인은 성명문에서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소재 HL-GA 배터리컴퍼니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불법 체류자 단속 조치에 대해 인지했다”며 “구체적인 정황 파악을 위해 사안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구금된 인원 중 당사에 직접 고용된 직원은 없다”며 “앞으로 사업장을 둔 모든 시장에서 고용 확인 요건과 이민법을 포함한 모든 법규를 완벽하게 준수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결박당한 채 연행되는 한국인 추정 현장 근로자. (사진=연합뉴스)
결박당한 채 연행되는 한국인 추정 현장 근로자. (사진=연합뉴스)

HL-GA 배터리컴퍼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설립한 배터리 셀 공장으로, 조지아주 서배나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착공에 들어간 공장은 약 7조원 규모가 투입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은 연간 30만 대 이상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시리즈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핵심 거점으로 꼽힌 바 있다. 조지아주 주정부 역시 대규모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약속하며 해당 프로젝트를 ‘미국 내 전기차 생태계 전환의 상징적 투자’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현지시간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연방 기관들은 조지아주 합작 배터리 공사 현장을 전격 급습해 총 475명을 구금하는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이 중 LG엔솔 소속 인력 47명과 협력사 직원 약 250명이 체포됐으며 대부분 한국인으로 파악됐다. 단속 사유는 비자 만료, 취업 허가 위반, 신분 불일치 등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는 구금자 보호와 조기 석방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구금자에게 의약품을 전달하고 면회 및 연락이 가능하도록 미국 당국에 요청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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