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떨어졌으나 3년 전 대비 3배 수준
수요 몰리는 시즌에는 재반등 가능성도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초콜릿의 핵심 원료인 코코아(카카오 빈) 국제 시세가 2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국내 식품업계는 제품 가격 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거 고점에서 수입한 원재료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향후 수급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미국 뉴욕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12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톤당 594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50% 하락한 수준이며 2023년 2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저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코아 가격은 톤당 2500달러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였지만 2023년부터 서아프리카(가나·코트디부아르)의 엘니뇨 현상에 따른 극심한 가뭄과 병충해 확산으로 공급이 급감하며 지난해 12월에는 사상 최고가인 1만2931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코코아 가격이 급락한 배경으로는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둔화와 산지 수확 여건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농부들에게 지급하는 보상 단가를 대폭 인상하면서 수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9월 중순 이후 양호한 강우로 이달 수확기 작황 개선 기대감이 고조됐다”며 “여기에 그간 높아진 코코아 가격과 관세가 초콜릿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며 가격 약세가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제과업계는 제품 가격을 곧바로 내리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점일 때 계약한 원재료가 아직 재고로 남아 있고 과거 대비 여전히 코코아 가격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빼빼로’, ‘크런키’, ‘가나마일드’ 등 26종의 가격을 인상했고 초코 빼빼로 가격은 8개월 사이 두 차례에 걸쳐 300원 인상돼 현재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도 지난해 말 ‘초코송이’, ‘비쵸비’ 등 13개 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으며 일부 초콜릿 제품의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업계는 향후 가격 반등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병충해로 고사한 나무를 제거하고 새 묘목을 심는 데 시간이 소요되며 기후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크리스마스·밸런타인데이 등 수요가 몰리는 시즌에는 다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코아 가격이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으나 여전히 3년 전 대비 3배 수준”이라며 “최근 수입 물량도 고가 계약분이라 당장 가격을 내릴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소비 위축으로 가격이 조정됐지만 이는 일시적일 수 있다”며 “정부와 시장의 기대처럼 빠르게 가격을 낮추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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