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영업이익 80% 감소 전망… 하반기 해운 불확실성 지속
SCFI 10년 만 최대 하락… 조기 선적·신조선 인도 겹쳐 운임 급락
미·중, 14일부터 선박 입항 수수료 맞불… 글로벌 물동량 위축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전 세계 해운업계가 트럼프발 통상 정책과 미·중 갈등 심화로 다시 한 번 거센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오는 14일부터 상대국 선박에 대해 각각 톤당 최대 50달러, 400위안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사실상 ‘항만 관세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국내 해운사들은 보유 선박의 국적 비중상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교역량 감소와 운임 하락 우려는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해운사인 HMM, 팬오션 등은 보유 선박 대부분이 한국 국적이어서 직접적인 피해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러나 양국 간 교역량이 줄면 글로벌 물동량이 위축되고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전 세계 해운 시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컨테이너 해운업은 올해 들어 이미 심각한 침체를 겪는 상태다.

31일 해운업계에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0일 기준 4196.24포인트를 기록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사진=서울와이어 DB

통상적으로 물량이 몰리는 3분기(7~9월)에도 운임은 오히려 급락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9월 중순 1100선까지 떨어지며 약 10년 만의 최대 낙폭(-14.3%)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비해 화주들이 상반기에 조기 선적을 집중한 여파로 성수기 수요가 미리 소진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팬데믹 호황기에 대량 발주된 신조선이 연이어 인도되면서 공급 과잉이 운임을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수요 부진과 공급 증가가 겹치면서 운임이 반등할 여지가 거의 없다”며 “내년까지도 하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관세 충돌이 물동량을 위축시키고, 신조선 인도 증가가 하반기 운임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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