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일본 패션시장 118조원으로 성장 전망
무신사, K패션 중심으로 日 MZ세대 적극 공략
W컨셉, 상반기 일본 매출 전년 대비 20% 증가
백화점마저 일본시장 관심… "K문화 인기 실감"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서 진행된 라시사 캠페인. 사진=무신사 제공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서 진행된 라시사 캠페인. 사진=무신사 제공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국내 패션업체가 글로벌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가장 가깝고 K패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일본 패션 시장 규모는 올해 506억3000만 달러(약 72조원)에서 2030년 828억4000만 달러(약 118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한국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처럼 일본 패션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매출 증대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앞서 나간 곳은 무신사다. 무신사는 K패션 일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 3분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내 일본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20% 상승했다. 구매 고객 수 또한 2배(113%) 상승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무신사는 국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한국 인기 브랜드 ▲서울에서 주목받는 브랜드 ▲K팝 아이돌 픽 등으로 카테고리를 세분화했다.

K패션에 관심이 높은 일본 소비자가 한국의 패션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브랜드 큐레이션을 강화하며 구매 전환율을 높였다. 또한 일본 패션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셀러브리티와 협업 확대와 현지 맞춤형 마케팅 활동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난달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서 진행한 ‘라시사’ 캠페인에는 일본 인기 모델 겸 배우 나카지마 세나를 비롯해 일본 패션계에서 활약 중인 15명의 모델이 참여했다. 일본어로 ‘자기다움’을 뜻하는 라시사를 테마로 개성을 살린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무신사는 현재 일본 시장에 3000개 이상의 K패션 브랜드를 선보이며 일본에서 가장 많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도쿄에 연 팝업 스토어 누적 방문객은 2만명을 넘었다. 정식 오픈 전에 이미 사전 방문 예약자가 1만명을 넘겼고, 오픈 3일 만에 1만명 이상 방문했다.

다음 달 6일에는 일본 패션 이커머스 조조타운(ZOZOTOWN)에 '무신사 숍'을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 시점에 140여개의 K패션 브랜드가 조조타운 고객과 만난다. 무신사 숍은 연말까지 조조타운 내 상품 판매 브랜드 수를 15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W컨셉 및 패션기업들이 일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W컨셉 제공
W컨셉 및 패션기업들이 일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W컨셉 제공

W컨셉은 일본 현지 맞춤 서비스의 강화를 중심으로 지난달 글로벌몰을 전면 개편했다. 이를 위해 일본어 검색,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일본어 자동 번역 서비스, 한국 브랜드와 상품 요약 정보 일본어 표기 등을 도입했다.

또 일본어 전용 고객센터 운영, 일본 택배사와의 협업 등도 준비했다. 구글페이, 애플페이, 아마존페이, 알리페이 등 결제 수단도 다채롭게 지원한다. 올 상반기 W컨셉의 일본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3일 일본 국제 전시장인 ‘도쿄 빅 사이트’에서 열리는 ‘패션 월드 도쿄 2025’에 참가해 두 국가의 전통 의상 및 교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교복을 선보였다.

일본 정통 교복인 ‘가쿠란’에 엘리트학생복의 기술과 프리미엄 소재를 적용해 재해석한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었다. 형지엘리트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일본 및 글로벌 프리미엄 교복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백화점도 일본 패션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K패션 해외 진출 지원 플랫폼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는 오는 17일부터 11월 10일까지 도쿄 시부야의 쇼핑몰 시부야109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오는 19일에는 시부야109 건물 옆 도로에서 열리는 시부야 런웨이에도 참가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진출을 위해 지난달 도큐 리테일 매니지먼트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 일본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한 달 매출 13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 마뗑킴 공개 당시 3000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K패션뿐만 아니라 K팝, K뷰티도 큰 인기를 끄는 중"이라며 "현지에서도 국내 MZ세대처럼 꾸미고 다니는 일본인을 많이 볼 수 있다. K문화를 바탕으로 매출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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