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GPU 5만장 공공 AI에 투입
'AI 고속도로' 구축도 속도 전망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비롯한 AI 생태계 전반의 혁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CEO를 접견했다.
이 대통령이 황 CEO를 만난 것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접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엔비디아도 이 프로젝트에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접견을 계기로 한국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총 26만장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중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 등이 협업을 통해 대규모 물량을 도입하며 정부는 5만장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등 공공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빚는 고성능 GPU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이 대통령이 강조한 ‘AI 고속도로’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피지컬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엔비디아, 현대차와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기술 공동 개발에 돌입한다.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현실 공간에서 사람처럼 시각·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AI 기술로, 스마트 제조, 자율주행, 로보틱스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AI 통신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력도 본격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국내 통신 3사, ETRI, 연세대학교와 ‘AI 기반 기지국(AI RAN)’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 및 실증 협약을 맺었다.
AI랜은 초저지연·고효율 AI 통신 인프라로 피지컬 AI 등 차세대 활용의 중추적 기반으로 주목받는다.
엔비디아 측은 황 CEO의 직접 서명과 로니 바시쉬타 수석부사장의 축사를 통해 이번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AI 혁신의 속도를 담당하고 있다면 한국은 이 속도를 잘 활용해 혁신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측의 협력이) 한국을 넘어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