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국가별 경쟁력 평가서 63% "최대 경쟁국은 중국" 응답

국내 수출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수출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수출산업 중 상당수가 이미 중국보다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5년 뒤에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10대 주력산업의 매출 상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국가별 경쟁력 평가’ 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기업들은 현재 가장 큰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62.5%)을 꼽았다.  이어 미국(22.5%), 일본(9.5%) 순이었다.

2030년 전망에서도 중국을 최대 경쟁 상대로 지목한 응답은 68.5%로 더 늘어 중국과의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현재 한국의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할 때 미국은 107.2, 중국은 102.2, 일본은 93.5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5년 뒤에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112.9, 112.3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한국보다 우위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 비교에서도 중국의 추격 속도가 두드러졌다. 현재 중국이 한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분야는 철강, 일반기계, 이차전지, 디스플레이,자동차·부품 등 5개 업종이었다. 반면 반도체·전기전자·선박·석유화학·바이오헬스 등 다른 5개 업종은 한국이 우위였다.

하지만 기업들은 2030년이 되면 10대 산업 전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차전지·기계·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핵심 분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의 비교에서도 한국의 우위는 제한적이었다. 현재 한국이 경쟁력을 앞선 업종은 철강·선박·이차전지 등 3개였지만, 5년 뒤에는 선박·이차전지만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 부문까지 미국이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중국은 가격·생산성·정부 지원, 미국은 브랜드·기술·전문인력에서 강점을 보였다. 한국은 현재 브랜드 경쟁력에서만 중국을 앞서지만, 5년 후에는 이 분야에서도 중국에 밀릴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기업들은 한국 산업 경쟁력의 걸림돌로 제품 경쟁력 약화, 대외 리스크 증가, 내수 침체, 인공지능(AI)·첨단 인력 부족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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