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DEX 26-12 금융채 ETF에 일주일만 2800억원 규모 유입
금 ETF 등 가격 우상향 기대한 저가매수 자금 몰리기도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금 현물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멈추고 급등과 급락이 발생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200선을 돌파한 이후 매일 조정과 반등이 다소 큰폭으로 이어지자 시장에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환율이 1500원대를 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의원화 약세 우려, 인공지능(AI) 거품론 지속, 불투명해진 미국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변수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이날도 장중 코스피 최고·최저점차이가 100포인트를 넘는 등 근래 장중, 일간 시장의 '롤러코스터 현상'이 빈번하다. 급변하는 시장 변동성에 멀미를 느끼는, 정보·분석력이 취약한 보수적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는 현상도 눈에 띄고 있다.
실제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한 주(11~17일) 동안 ‘KODEX 26-12 금융채(AA-이상)액티브’에 2796억원이 순유입되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은 내년 11~12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등급 ‘AA-’ 이상의 국내 금융채에 투자하는 만기매칭(존속기한)형 액티브 상품이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도 국고채나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은 강세장의 종료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강세장에서 으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소화 과정”이라면서도 “이번 강세장을 촉발한 원동력이 유동성인 만큼 향후 유동성의 향방은 면밀히 주목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에도 132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코스피를 추종하는 국내 대표 커버드콜 ETF 상품이다. 그러면서도 매주 콜옵션을 매도해 얻은 이익을 분배금으로 제공하며 상승장이 아니어도 안정적인 수익률이 가능하다.
아울러 ACE KRX금현물 ETF에도 일주일 만에 139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속한다. 이달 글로벌 가격 대비 국내 금 시세가 높게 형성됐던 '김치 프리미엄'이 최근 빠르게 축소되는 등 금값 조정이 일어나며 한 주 새 1.15%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조정을 거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안전자산인 금의 경우 중장기적 가격 흐름이 여전히 우상향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관련 투자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질금리의 하향 안정세 속에서 금 가격의 강세 사이클이 유효하다"며 "골드바·코인·상장지수상품(ETP) 투자 수요와 더불어 중앙은행들의 실물 매입세가 금 가격 상승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금리를 인하할 시기가 가까워진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증시는 변동성 위험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를 통해 증시 변동에 대비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도 채권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