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분위기 고려한 단순 지분투자… 세부사항 미정"
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등 강점… 마스가 특수 기대도

케이조선에서 건조한 5만t 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모습. 사진=케이조선 회사 홈페이지
케이조선에서 건조한 5만t 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모습. 사진=케이조선 회사 홈페이지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섬유·석유화학 기업 태광산업이 조선 산업 호황 속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고자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태광산업이 인수에 성공할지, 단순 투자 수익을 노릴 경우 상황이 계속 좋을지, 사업상 시너지를 모색할 경우 맞물리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 12일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컨소시엄으로 예비 인수의향서(LOI)를 매각 주관사에 제출했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 99.58%와 회사채 등이 매각 대상에 올랐고, 삼일PwC가 매각 주관사를 맡았다. 

유암코는 부실채권(NPL) 및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고, KHI는 전문투자그룹이다. 유암코·KHI 컨소시엄은 2021년 약 2500억원에 케이조선을 인수했고 최근 조선업이 호황 사이클에 진입해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 수익을 모색한다. 

현재 태광, TPG 컨소시엄 등 3곳 이상이 예비 입찰에 뛰어들었고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는 내년 1월 본입찰까지 원매자를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태광산업이 케이조선 지분 인수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또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매도 측의 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장기적 자본 투입 의지, 사업 로드맵 등을 고려할 것으로 분석한다. 태광산업은 지난 9월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K-뷰티, 부동산 개발업, 에너지 사업 등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은 원래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고 기존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는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해운사들과 공급망 내에서 주로 연결됐고 제품 운송은 이들이 1차로 담당한다"며 "중형 석화제품 운반선에 강점이 있어 계속 경쟁력을 가져가면서 마스가(MASGA)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시너지 창출·경영권 행사 외에도 단순 배당·매각 수익을 노리는 것은 태광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지분투자는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의 비율로 투자할지도 세부 사항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최근 조선업에 긍정적인 이슈가 많아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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