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콘텐츠부터 영어·한국어만 적용

TL 키아트. 사진=아마존게임즈
TL 키아트. 사진=아마존게임즈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아마존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의 일본어 음성 신규 지원을 중단한다.

'TL' 일본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은 17일 "2025년 12월4일 업데이트 이후 출시되는 신규 콘텐츠에는 일본어 음성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본편에 포함된 일본어 음성은 유지되지만 향후 스토리·퀘스트·레이드 영상에서는 영어 또는 한국어 음성만 제공되며 자막만 일본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사실상 일본어 풀더빙 지원을 부분적으로 종료하는 조치다.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는 일본 이용자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이 꼽힌다. 아마존게임즈는 국가별 이용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스팀 리뷰 6만6700건 중 일본어 리뷰 비중이 전체의 0.87%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이용자 수는 1% 미만으로 추정된다.

 MMORPG 장르 특성상 스토리·컷신·보이스오버는 업데이트마다 누적되고, 일본어 더빙 유지에는 안정적인 성우 섭외·녹음·후반작업 등 반복적인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아마존게임즈가 일본 이용자 대비 유지 비용이 높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TL 공식 X 계정. 캡처=X
일본 TL 공식 X 계정. 캡처=X

아마존게임즈가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을 거치며 게임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과 맞물린다. 아마존 본사는 최근 대규모 감원을 진행했고, 게임 부문에서도 일부 AAA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개발 중심 구조에서 라이브 서비스 중심 퍼블리싱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본어 더빙처럼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요소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양상이다.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비용 조정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다만 아마존게임즈는 이러한 효율화 흐름 속에서도 'TL'과 '로스트아크' 등 현재 서비스중인 한국산 게임에 대한 장기 지원 의지는 유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마존 대변인 브리트니 헤프너(Brittney Hefner)는 "TL과 로스트아크에 대해 앞으로도 정기적 업데이트와 커뮤니티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일본어 더빙 신규 중단이 'TL' 서비스 전반 축소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엔씨소프트에 미칠 단기적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한국·대만 등 아시아 일부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퍼블리싱과 현지 운영은 아마존게임즈가 담당하고 있으며, 일본어 음성 지원 축소가 콘텐츠 규모나 과금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현지화 신뢰도가 흔들릴 경우 일본 이용자들의 반발이 장기적으로 엔씨소프트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음성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시장"이라며 "이번 조치가 향후 엔씨소프트의 신작 아이온2 등 일본 론칭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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