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상승률 14년8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저·고가 집값상승액 차이 290배, 임대차법 영향
서울과 지방 평균매매가격 차이 벌어지는 상황
전문가 "부익부·빈익빈 심화, 내집 마련 힘들다"

수도권 집값이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저·고가 아파트 매매가격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지방과 서울의 집값 양극화도 극심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수도권 집값이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저·고가 아파트 매매가격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지방과 서울의 집값 양극화도 극심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정부의 집값안정 노력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이 고공행진을 한다. 현 정부에서 서울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부동산시장 불안정화 관련 우려가 높다. 지방과 서울 집값 차이도 극심한 상황이다.

◆수도권 집값 14년 만에 최고상승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도권과 인천을 포함해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1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 불안정화 현상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1일 KB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태 매매가격 상승률은 1.50%로 올 6월(1.17%)보다 3.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06년 12월(1.86%) 이후 나타난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1.88%)도 동일 기준(3.2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은 올 6월 1.01%에서 0.18%포인트 오른 1.19%를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은 6월 1.70%, 1.95%에서 각각 0.54%포인트, 0.64%포인트 오른 2.24%, 2.59%로 집계됐다. 경기는 올 3월 이후, 인천은 2006년 12월 이후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전국 주택전셋값 상승률은 1.03%로 올해 처음 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1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은 0.92%에서 0.03%포인트 오른 0.95%, 경기와 인천은 1.07%, 1.24%에서 각각 0.37%포인트, 0.28%포인트 오른 1.44%, 1.52%로 집계됐다. 

◆양극화 극심…집값 5분위 배율 급등

현 정부에서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 상호 가격 상승액 차이가 290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전국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올 6월 4배 급등했다. 임대차법이 양극화 심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의원이 KB국민은행 부동산통계를 분석한 결과 현 정부 기간 동안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가격 상승액은 9억6502만원이다. 반면 전국 1분위(하위 20%) 집값 상승액은 332만에 불과했다. 상호간 가격 차이는 290배에 달한다. 아파트가격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격을 하위 20%로 나눈 값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전국 아파트가격 5분위 배율은 8.1배였으나 정권 교체시기에는 4.7배로 3.4배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 말에는 4.8배로 출범초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출범당시 4.8배였으나 올 6월 8.8배로 4배 급등했다.

아파트가격 양극화 현상은 임대차법으로 인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임대차법을 강행하기 전 전국 1·2분위 아파트가격은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전국 1분위 집값은 7.4%, 2분위는 1.6% 감소했다. 하지만 임대차법 시행을 계기로 전국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올 7월 1·2분위는 각각 2.8%, 19.7% 올랐다.

송 의원은 양극화 심화 현상과 관련해 “현 정부에서 실패한 부동산정책으로 아파트 가격 양극화마저 심화됐다”며 “인위적개입과 과도한 규제를 멈추고 시장기능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정책대전환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 선임연구위원은 양극화와 관련해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가격상승 속도가 빠르다. 반면 저가주택은 제자리에 머물렀다”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무주택자들이 주택자체를 마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 집값 차이도 심하다"

저·고가 아파트 매매가격 양극화에 이어 서울과 지방 집값 차이도 벌어진다. 5대 지방광역시와 7개도, 지방중소도시 등과 서울의 집값 양극화는 심화된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당시 서울 평균 아파트매매가격은 6억1755만원이다. 5대 지방광역시(2억6266만원)과 비교하면 3억5489만원이 차이난다. 이후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을 나타냈고 지방 집값은 소폭상승에 그쳤다.

올 6월 서울 집값은 11억4283만원을 기록했고 지방은 3억6376만원으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동안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5억2528만원(85.0%), 지방은 1억110만원(38.4%) 올랐다. 상승률 차이가 46.6%(4억2418만원)에 달한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은 고가아파트에 맞춰 중저가단지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지방은 개발호재가 많지 않아 신축 위주로 집값이 오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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