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사장단 해체…기술 인력으로 부사장단 배치
로보틱스·UAM 등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총력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들을 밀어내고 친정체제를 완성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들을 밀어내고 친정체제를 완성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서울와이어 김상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가신을 뒤로 물리고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자신과 호흡이 맞는 인사 위주로 경영진을 구축해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 비전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하반기 인사이동을 실시하면서 윤여철 부회장을 고문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인사이동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이었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도 고문으로 물러났다. 정의선 회장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하면 사실상 부회장단 해체다. 

또한 울산공장장으로 국내 생산을 담당했던 하언태 사장과 이원희 현대차 품질담당 사장, 중국사업총괄 이광국 사장도 고문으로 퇴진시켰다.

피터 슈라이어, 알버트 비어만 사장까지 더해지면 5명의 사장이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새로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은 없다. 전문경영인을 두고 그룹을 진두지휘했던 정 명예회장과 다른 경영 스타일이다. 

◆혁신의 시대  맞아 기술 인재 부사장단에 전진 배치
정 회장은 줄곧 '모빌리티'를 강조해왔다. 미래 화두로 내세운 건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 비전이다.

모빌리티 사업의  구체화를 위해 기술 관련 임원을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규 임원 중 연구개발(R&D) 부문 승진이 37%로, 주로 인포테인먼트, 정보 통신 기술(ICT), 자율주행 등 차세대 사업 분야다.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전무와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전무, 임태원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전무,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를 각각 부사장에 앉혔다. 

추 부사장은 미래 핵심 사업 분야인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해 왔다. 또한 커넥티드 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통합 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김 부사장도 미래기술 확보 및 신사업 추진 역량 내재화 등을 추진하고 임 부사장은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한다.  

 ICT혁신본부장 자리도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하며 힘을 실었다.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 상무와 김정희 AIRS컴퍼니장 상무도 각각 전무로 승진해 미래 사업에  주력한다. 

◆땅과 하늘 공간의 경계는 없다...전방위  모빌리티에 속도
올 3월 정 회장은 임직원들과 미래 사업을 주제로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정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입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경영 목표를 명확히 했다. 

AI와 비행체, 자동차가 결합하는 '모빌리티 기업'을 향한 움직임은 활발하다. 지난해 12월 로봇 전문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열린 '2021 서울 모빌리티 쇼'에서 앞뒤, 양 옆으로 자유로운 보행이 가능한 4족 로봇을 선보였다.  

도심 운영에 적합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는 2028년 완전 전동화 모델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2030년에는 인근 도시를 서로 연결해 날아다닐 모델까지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LA, 싱가포르 등 신규 시장을 열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 분야도 지난해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공개했고 지난달 서울 모빌리티 쇼에서 자율주행 4단계를 구현하는 등 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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