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전기차 수요 급증, 핵심광물 수급 우려
배터리 원자재가격 상승세 지속돼 배터리기업 원가부담
국내 배터리3사, 공급망 다변화·폐배터리사업 확대 추진

SK이노베이션이 사용 후 배터리에서 추출한 수산화리튬. 국내 배터리기업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핵심광물 공급 차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폐배터리사업 확대로 대응한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사용 후 배터리에서 추출한 수산화리튬. 국내 배터리기업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핵심광물 공급 차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폐배터리사업 확대로 대응한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리튬, 코발트 등 핵심광물 확보에 나섰다. 최근 가격이 대외환경 영향으로 급등세를 나타내며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망 불안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배터리 원자재 광물인 니켈의 톤당 가격은 2만7000달러 수준이다. 이는 전년 대비 46.04% 오른 수치다.

리튬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톤당 7만달러로 1년 사이 무려 10배 가까이 올랐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10%를 보유한 생산량 3위 국가다. 전 세계 1위 니켈 생산업체인 노르니켈도 러시아기업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특히 니켈의 경우 전기차배터리 핵심 원자재다. 전기차시장 급성장에 따른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공급이 부족하다. 니켈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니켈 의존도는 높지 않다. 대부분 소재 업체들과 장기계약을 맺는 등 당장 원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한정된 공급량으로 전체 니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가격 상승에 대비해 원자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와 독일, 호주의 리튬 생산업체와 잇따라 공급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에 나선 상태다.

배터리 경쟁국인 중국업체와도 손잡았다. 지난해 9월 중국 그레이트파워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8%를 인수하고 2023년부터 6년 동안 니켈 총 2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한 원자재 수급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삼성SDI는 간펑리튬 지분 1.8%를 사들였다. 간펑리튬은 중국 내 리튬 관련 1위 기업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외에도 폐배터리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천연 광물 채굴에 한계성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함께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캐나다 리-사이클 지분 2.6%를 확보했다. 회사는 2만톤 상당의 니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용량 80kWh) 기준 약 30만대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은 2023년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 배터리 재활용 설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특허 54건을 출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대전 폐배터리 재활용 데모 플랜트의 준공을 마쳤다. 현재 시험 가동 중으로 회사는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약 3000억원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30년 2867GWh를 기록해 올해 376GWh의 7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배터리 리튬(탄산리튬환산 기준) 수요도 2025년 104만3000톤, 2030년 273만9000톤으로 급증하는 등 리튬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광산업체와 장기계약 체결, 지분 투자 등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광물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폐배터리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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