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합류 9년 만에 지주사 대표로 선임
신사업 발굴·추진 등 그룹 미래전략 수립 적극 기여
산적한 과제, 조선업 부활과 새로운 가치 창출 초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창립 50주년인 올해 현대중공업지주 주총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지주사 대표로 선임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 사장의 대표 선임으로 권오갑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정 신임 대표는 경영 참여 후 9년 만에 그룹 경영을 총괄한다. 현재 그는 조선·해양 부문과 에너지·기계 등을 이끌며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앞으로 정 사장이 그룹 경영 전반에 참여하면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 3세 '정기선 체제' 개막
정 대표는 ‘HD현대’로 사명을 바꾼 현대중공업지주의 사내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주총에서도 사내이사와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 부장으로 입사하며 업무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5년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곧장 상무로 승진했고, 이에 회사 역사상 최연소 임원으로 기록됐다.
상무로서 그는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았다. 재무와 기획, 영업, 경영지원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축적했고, 현대중공업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경영 가속화, 사업 시너지 창출 등 그룹 미래전략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경영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지주사 대표에 오르면서 3세 경영시대의 막을 올렸다.
이런 그의 앞에는 당장 지주사 신임 대표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무엇보다 그룹의 새로운 미래사업 기반 마련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다. 경영 승계를 위한 능력 검증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그의 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 앞서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창업자와 아버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그룹의 초석을 다져왔다면 그는 신사업 관련 뚜렷한 성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정 대표는 주로 신사업 발굴과 추진에 공을 들여왔다”며 “올해가 그의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성과로 경영 능력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본격화, 그룹 변화에 초점
‘정기선 체제’ 속 그룹의 변화와 안정적인 신사업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정 대표는 자율운항 시스템과 탈탄소 미래형 선박, 친환경 바이오연료, 스마트팩토리 등의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다가올 해양 모빌리티시장에서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중후장대 기업에서 기술 중심의 ‘최첨단 기술혁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사업 관련 자율운항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양 모빌리티산업 변화를 이끄는 동시에 자율운항기술로 글로벌 선박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부진 탈출을 꾀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15조4934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3848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견조한 수주를 통해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정 대표는 그룹 주력인 조선업의 성공적인 부활과 해양 모빌리티시장에서 새로운 가치 발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2022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을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정의했다.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혁신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정 대표는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빌더가 돼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대 핵심사업을 이끌 혁신기술 로드맵을 완성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분야와 자회사의 신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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