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가 인상되자마자 이를 예·적금 금리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미 예대금리차(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는 벌어질 대로 벌어졌고,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서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불어난 이자 부담에 비하면 예·적금 이자 혜택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은행들 '이자 장사' 비판 의식해 발빠른 인상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하루 만인 15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각각 밝혔다.
신한, KB국민,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정기예금·적립식예금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나머지 은행들도 수신 상품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이처럼 발빠른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예대금리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후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까지 통상적으로 1~2주가 걸렸다. 대출금리는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선반영된 시장금리에 따라 수시로 오르지만 수신금리는 '계단식'으로 한 번씩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 속도로 영향으로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금융 부담이 확대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은행들이 발빠른 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또 다른 이유는 금리인상 기조가 명확한 만큼 수신금리 인상 후에도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인상 폭만큼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아 발생할 '역마진'을 우려하지 않은 행보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명확해진 만큼 기준금리 인상 후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적금 금리 여전히 낮고 제한 조건까지
다만 이 같은 은행들의 행보에도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졌다. 대출금리는 급격히 오르고 있는 반면 수신금리는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서다. 대출수요가 급증하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은행의 이자 이익이 확대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오르는 기준금리에도 예·적금 금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포인트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예·적금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2% 안팎에 머물렀다. 금리가 연 4~5%대인 적금 상품은 예치금액 한도나 가입 대상 등 제한 조건이 걸려있다.
이에 대다수 수요자는 수신 금리 인상의 실질적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특정 직업군과 기초생활수급자,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등 일부 계층만 가입할 수 있는 적금상품의 경우 최고 금리는 연 4~5%대 수준이다. 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 최고 금리는 3%대로 예치금 한도가 제한돼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등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속도는 따라갈 수 없다”며 “대출금리를 깎고 수신상품 금리도 올렸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체감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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