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의무 등 추가규제 받게 돼
새 사업으로 최근 난항 풀어내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크래프톤이 국내 게임사 중 3번째로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넷마블, 넥슨에 이어 대기업으로 지정된 회사는 ‘원게임 리스크’를 해소하고 신사업으로 장기성장을 준비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크래프톤을 다음 달 1일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28일 지정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을 지정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대기업으로 인정 받는 것이다.
크래프톤의 대기업 집단 지정배경은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자금 유입 ▲매출액 증가 등이다. 회사의 자산 총액은 6조2920억원으로 76개 국내 대기업 집단 중 59위다. 대기업 지정 후 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고시의무를 진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인 '일감 몰아주기'도 금지된다.
업계는 게임사가 일반 제조업체에 비해 지배구조가 단순해 일감몰아주기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고 봤다. 크래프톤의 경우 산하 제작스튜디오를 자회사처럼 두고 운영하기에 더욱 단순한 편이다. 현재 회사가 보유 중인 개발 스튜디오는 ▲펍지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드림모션 ▲언노운월즈 ▲5민랩 등 7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단순한 지배구조를 가졌고 개발 상황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신사업인 블록체인이나 가상인간 등에서도 일감몰이가 어려워 대기업 규제를 받아도 크게 바뀌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대기업으로 지정받았으나 이후 행보는 험난할 전망이다. 대표 지식재산권(IP) 중 하나인 ‘테라’가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테라 서비스 종료 후에는 ‘플레이어스언노운배틀그라운드’ IP 게임들과 ‘엘리온’만 남게 된다.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도 초반 국내 흥행에 실패했으며 인도나 중국 등에서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게임 외 사업 확장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자회사 격인 블루홀스튜디오를 통해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가상인간사업을 준비 중이다. 게임 개발 노하우를 신사업에 녹여낸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크래프톤은 NFT 플랫폼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옥션블루와 엑스바이블루에 각각 30억원과 5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 제페토와도 NFT 플랫폼 개발 협력을 이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 개발 인력과 노하우를 가상인간, 메타버스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 게임 개발과 별도로 신사업을 준비하는데 타개발사들과의 차별점을 얼마나 둘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