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공급망 차질… 국내 물가상승에 영향
"생산 투입비용 증가 등 악영향, 공급망 점검 해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고물가 상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4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글로벌 식량 수급 불안 등으로 글로벌 공급 차질 전개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 같은 리스크(위험)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물가 오름세 심화는 물론 제조기업들의 생산성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급망 교란은 국내 산업에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국내의 경우 중간재 대체 가능성이 낮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등 악영향을 미쳤다. 이미 공급망 차질로 생산 일부가 제약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투입비용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은은 “자동차, 건설, 기계장비 등의 생산이 부품·자재 수급 차질로 제약됐다”며 “비용 측면에서 원자재·중간재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대부분 산업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채산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산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공산품으로 분류된 품목 중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인 품목의 비중이 올해 50%를 넘었고, 10% 이상 오른 품목도 약 40%에 이른다.
최근 공급망 차질 우려는 중국 봉쇄조치 해제로 다소 줄어든 상태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 차질에 따른 직접적 생산 타격의 경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큰 편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양호한 방역 상황, 부품 내재화, 재고 관리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로 에너지·원자재 가격급등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김선진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잠재적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물가뿐 아니라 생산에 대한 영향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상황과 산업의 취약성을 면밀히 점검해 충격에 사전 대비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