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앞으로 연말까지 남은 세 차례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3번 연속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는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도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 상당수는 한은 금통위가 2~3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까지 2.75~3.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두 차례 연속으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한은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7월 기준금리는 2.25%로 올라섰다. 기준금리가 2.25%로 복귀한 것은 2014년 8월(2.25%) 이후 8년여 만이다. 빅스텝 결정은 금통위원 만장일치였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8월 25일, 10월 12일, 11월 24일 등 앞으로 세 차례가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금통위가 8월, 10월,11월 모두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연말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는 것은 2012년 7월(3.0%) 이후 10년 만이다.
통화당국도 나서서 직접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 기대"라고 밝혔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서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예측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 3%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2.75%가 될지 그 밑이 될지 3.0%이 될지는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에 따라 유가가 변화할지 여러 요인에 달려있다"며 "지금으로서는 2.75~3.0%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소 2.75%가 될 때 까지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내비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금리 인상이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중립 금리의 하단 정도에 온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1~2번 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긴축으로 표현하기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추가 빅스텝을 단행하는 '점보스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물가가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린다는 발언에 다음달 연속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오자 다시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빅스텝 가능성이 없다는 표현은 너무 강한 표현 같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조정하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인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 정책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처럼 통화당국의 수장까지 나서서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말한 만큼, 남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확실시되고 있다. 관건은 속도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내 남은 회의에서 몇 번이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지로 쏠리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