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에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조절 준비
최태원 회장 “투자가 지연될 뿐 안할 생각 없어”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를 최종결정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M16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를 최종결정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M16 공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청주공장(M17) 증설 보류를 최종 결정했다.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글로벌 경제상황이 위축된 탓이다.

SK는 시장 상황을 살피고 추후 공장 증설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회장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통해 투자가 취소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한 것이 19일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화에 따른 수요 폭증을 대비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공장부지가 위치한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증설 논의가 빠르게 진행됐으나 글로벌 시장상황 위축이 발목을 잡았다. 

SK 이사회는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글로벌 경제상황 위축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고, 중국 상하이 봉쇄 여파 등이 정보기술(IT)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IT업계 전반의 하락세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까지 영향을 미치자 공급과잉 우려도 커졌다. 이사회는 공장 증설보다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 대응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전 분기 대비 평균 3~8%,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PC와 모바일 D램,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하락 우려도 나왔다.

시장 위축에 청주공장 증설 취소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SK는 이를 부인했다. 최 회장이 직접 공장증설 보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랐고 원래 투자안대로 밀기에는 계획에 맞지 않았다”며 “투자가 지연된다는 얘기일 뿐이고 안 한다는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경쟁기업인 마이크론과 TSMC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투자와 생산량을 동시에 줄이면서 가격 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수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 두개 라인을 증설하는 내용으로, 충북도와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증설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4차 산업혁명시대 폭증할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고려해 미리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고, 당초 계획대로면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대만 타이난 과학단지 내 설치할 예정이던 3나노미터(㎚) 생산 시설 대신 5나노미터 시설을 우선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기술력 문제와 투자계획 변경 등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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