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따른 침수로 전력 문제 발생에 서버 멈춰
홈페이지에 거래까지 중단… 16시간 만에 복구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약 16시간 만에 홈페이지와 거래 시스템을 복구했다. 이에 투자자들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약 16시간이 소요된 복구작업으로 인해 시간외거래, 간밤 해외거래 등 타이밍을 놓친 이 회사 고객들이 분통을 터트린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서버 정상화 후 피해 보상을 위한 절차에 나섰다.
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일부 층이 기록적 폭우로 침수되면서 전날 오후 4시께 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페이지의 접속과 서비스가 모두 중단됐다. 복구작업에 서둘러 나섰으나 16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8시께야 시스템이 작동됐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전날 오전부터 시간당 10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본사 건물 6층 옥상정원에 물이 차면서 5층 사무실로 누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5층 천장에서 쏟아진 빗물에 이 층에 위치한 사무실 바닥은 물에 잠겼다.
이 회사 5층에는 대체투자 1·2·3부를 비롯해 부동산금융부, 연금운영부, 프로젝트 파이낸스부 등이 자리해다.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은 서둘러 물통 및 방수 비닐 등을 이용해 사무집기 등을 덮고 침수된 사무실 정리에 나섰다.
회사 측은 “이번 일은 지하층에 위치한 전력 장치의 이상으로 발생했다”면서 “왜 문제가 생겼는지에 대해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전산 기계실 전원에 합선(쇼트)이 발생하면서 서버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원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예비전력이 즉시 가동되지만 이날은 예비전력 발전기마저 합선되며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원인을 살피고 있으며, 오후 5시30분께부터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손실을 본 고객에 대한 보상 문제는 사태 해결 이후 사내 규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2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복구작업은 약 16시간이 경과한 이날 오전 8시께야 정상 작동하게 됐다. 정규장 마감 이후 일어난 사고지만, 시간외거래와 해외주식 거래 시간대에 걸쳐 발생한 만큼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 거래 시스템 ‘미니스탁’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야 복구됐다. 간밤 해외거래를 위해 대기 중이던 투자자들은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하루를 그대로 날린 셈이다.
온라인 한 커뮤니티에선 “한투로 미국 주식하고 있었는 데 멘붕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던 터라 신경이 날카로운 상황인 데… 불안해서 미니스탁 이용 못할 거 같다”, “엔비디아 급락하는데 미니스탁은 계속 안되고 답답하네”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신속한 공지조차 이뤄지질 않아 논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홈페이지조차 접속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긴급 공지를 남겼다. 전력 공급이 끊기자 회사 측은 고객 정보를 파악해 문자를 전송하는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심지어 유튜브의 경우 중간에 최소 3차례 이상 비공개 처리 되고 다시 업로드 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고객들은 댓글을 통해 새벽 내내 “비공개 처리 되길래 복구 된 줄 알았다”, “좋지 못한 글이 올라오면 삭제를 위해 비공개 처리하는 것이냐” 는 등의 글을 쏟아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산 장애 발생에 대한 사과문과 함께 손실보상 민원 접수 안내 글을 올렸다.
회사는 오는 12일까지 발생한 피해에 대해 민원 접수하면 검토 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단 매도를 못한 경우 이날 동시호가 또는 접속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에 매도해 손실 확정된 건에 한해 보상이 가능하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