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 정한 시책비 감액해 소속 설계사들에게 배포
시책 차액 본사가 챙겨… 피플 "시책 운영은 본사 권한"

사진=피플라이프
사진=피플라이프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가 자사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제공하는 시책을 두고 내부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보험회사가 설계사에게 제공하는 시책 비율을 피플라이프가 중간에서 임의로 재조정해서 지급할 금액을 줄이고, 회사가 차액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보험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피플라이프는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시책(혹은 시상) 포스터를 임의로 편집해 소속 설계사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예로, 애초 보험회사가 제작한 포스터에는 피플라이프 소속 설계사가 A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면 150%의 시책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피플라이프 측이 이를 100%로 편집해 지급할 시책을 줄이는 식이다.

통상 GA소속 설계사들은 관련 포스터에 표시된 시책 비율을 보고 다수의 보험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보험상품들의 판매 계획을 세우게 된다. 시책 비율이 높은 상품을 팔았을 때 설계사 개인이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으므로 보험회사가 배포하는 포스터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험회사가 제작하는 시책 포스터는 통상 GA 소속 설계사에게 원본으로 직접 전달되는 형태가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업계에서는 피플라이프의 경우처럼 보험회사가 제작한 시책 포스터를 GA가 중간에서 편집한 후 재배포하는 형태를 두고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황당해하고 있다. 

피플라이프 측의 이 같은 시책 운영 정책에 보험회사들은 정작 말 못 하는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보험회사가 제공하는 시책이 정작 설계사에게는 일부만 전달되는 구조여서 자사 상품의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지만, 거대 판매 조직인 피플라이프 측에 괴씸죄라도 걸릴까 싶어 대놓고 항의도 못한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피플라이프 측의 의도에 따라 보험시장의 경쟁 구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A보험회사가 B보험회사보다 더 많은 시책을 제공해도 피플라이프 측이 B사의 설계사 시책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사들이 B사 상품 판매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회사의 피플라이프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발생할 여지도 크다. 

업계는 피플라이프가 과거부터 이같은 방식으로 시책비를 챙겼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피플라이프가 (보험회사가 정한 시책비를 가공하고 중간에서 챙기는 것은) 원래 그렇다. 피플라이프를 포함해 다수의 GA들이 이런 형태도 운영된다”고 말했다.

최근 보험회사가 피플라이프 설계사에게 별도의 시책 유인물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부터 보험회사 GA담당자들이 피플라이프 설계사들에게 판매시책 유인물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두고 피플라이프 본사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보험회사 지점장들은 지점장 혹은 설계사 개인에게 자사 시책정보를 개별로 전파했다. 보험회사의 시책 정보가 설계사에게 공개되는 걸 꺼린 피플라이프가 보험회사에 주의를 당부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피플라이프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보험회사 GA 담당자는 피플라이프 설계사들에게 판매시책 정보를 개별적으로 알려줬다”면서 “시책에 관해 논란이 발생하고 부터 보험회사에서 판매시책 정보를 제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피플라이프는 시책 지급액을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는 게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시책을 어느 수준으로 책정할지에 관한 것은 회사 고유권한이라는 주장이다.

피플라이프 관계자는 보험회사의 시책비를 가공해 제공하는 것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시책에 관해 어떻게 운영할지는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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