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부산 이전 관련 직원설명회장에 산은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 표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7일 오후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부산 이전 관련 직원설명회장에 산은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 표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농협과 우리은행이 오는 16일로 예정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총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파업에 대한 동력이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이들 금융기관은 소수의 노조 간부만 파업에 참가하고, 나머지 대부분 직원들은 정상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는 나머지 조합원들의 참가를 최대한 독려해 예정대로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이지만, 핵심 사업장의 지지세 이탈로 총파업에는 이미 김이 빠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 NH농협지부는 오는 16일 총파업에 100여명의 노조 간부만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직원들은 은행에서 정상 근무한다는 방침이다. 파업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농협 노조 간부는 100여명 남짓이다. 농협 전체 노조원 규모는 약 1만명 정도로, 총파업 참가율은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에 이어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도 16일 총파업에 노조 간부 80~100명 정도만 참석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대부분 직원은 은행에서 정상 근무에 나선다.

16일 예정된 금융노조의 총파업 동력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 직원들 사이에서조차 총파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참여자가 수백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파업으로 인한 영업점 운영 중단 등 고객 불편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총파업 동력의 빈 자리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혁신안에 반대하는 기업은행 노조는 최대 50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할 계획이며, 본점 부산이전에 반발하고 있는 산업은행 노조도 서울 본점 직원 1700여명 중 대부분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는 농협과 우리은행의 파업 불참 결정에도 예정대로 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16일 오전 10시부터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에 모여 총파업 집회를 열 계획이다. 금융노조가 쟁의행위에 나선다면 2016년 이후 6년 만의 총파업이다.

전국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등의 근로자 10만여명이 소속된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임금 6.1% 인상과 주36시간(4.5일제) 근무, 영업점폐쇄 금지, 정년연장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용자 측 단체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현실적으로 이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노사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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