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산업 떼어내…오너라는 대주주의 악의적 탐욕"
분할 발표 후 주가 급락… 9거래일 동안 10.67% 하락

풍산이 알짜배기 사업부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일반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반주주들은 풍산이 향후 성장 기대감이 집중된 방산 부문을 떼어 내면 주주가치 훼손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풍산 홈페이지 캡처
풍산이 알짜배기 사업부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일반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반주주들은 풍산이 향후 성장 기대감이 집중된 방산 부문을 떼어 내면 주주가치 훼손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풍산 홈페이지 캡처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풍산이 알짜배기 사업부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는 소식에 일반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일부 주주들은 풍산의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연대 형성에 나섰다. 이에 추후 분할 계획이 원만히 진행될지 관심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풍산이 지난 7일 방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비상장 신설법인 ‘풍산디펜스(가칭)’을 설립한다고 공시한 후 일반주주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반주주들은 풍산이 향후 성장 기대감이 집중된 방산 부문을 떼어 내면 주주가치 훼손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립부터 상장까지 LG화학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상장 당일인 지난 1월27일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8.13%나 하락,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풍산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투자자의 우려가 높다. 이에 풍산의 주가도 물적분할 발표 이후 급락세다. 공시 다음날인 지난 8일 주가는 전장대비 6.40% 큰 폭 하락했다. 이후에도 계속 미끄러졌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풍산 주가는 총 10.67% 떨어졌다.

풍산은 이번 물적분할로 모기업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된다. 방식만 봐도 LG화학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추후 방산 부문이 따로 떼어져 상장한다 해도 방산을 보고 투자한 기존 주주들은 주식을 배정받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풍산의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온라인 카페 ‘풍산 소액주주 연대’와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해당 카페에 한 주주는 “개미들이여, 또 당하고 분노만 터트릴 것인가. 풍산의 물적분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사익추구를 위한 소위 오너라는 대주주의 악의적 탐욕으로 몰래 소액주주의 뒤통수를 친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풍산 측은 이번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주주보호방안으로 분할신설회사의 비상장을 유지해 주주가치 희석을 차단하고,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정책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한 주주는 “최근 몇 년간 있었던 기업의 물적분할로 인해 모기업의 주주가치가 훼손돼지 않은 경우는 없다”며 “개미들은 손해를 보고도 어디 하소연도 한번 못하고 분통만 터트리는 실정이다. 물적분할은 일반주주를 위한 것이 아닌 오너라는 대주주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 불구하다”고 지적했다.

이 주주는 “금융감독원은 일반주주의 이익 갈취에 악용되는 부당한 물적분할에 대해 책임기관으로서 조사를 하는 등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로 인한 문제 대책으로 상장 기업의 주주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경우 기업에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풍산은 금융위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지난 7일 물적분할에 나섰다. 이 또한 풍산이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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