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째 한화그룹과 동고동락한 증권전문가
1600억원 적자에서 1400억원 흑자로 전환
"어떤 변화에도 성장할 수 있는 기업 될 것"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신사업 추진, 영업부문 우수인력 확충 등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일과 가정 균형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에 선정됐다. 앞으로도 모든 근로자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공감 경영’으로 6년째 한화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권희백 대표이사는 2019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인증서' 수여식에서 이같이 밝힌 바 있다. 그는 34년째 한화그룹과 ‘동고동락’하며 실적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병행한 ‘한화맨’이자 증권전문가다.
1988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자마자 한화증권(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한 권 대표는 이후 자산운용본부장, 트레이딩사업부장, 기획관리본부장 등을 맡았다. 2015년에는 한화생명으로 잠시 자리를 옮겨 투자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년 후 다시 한화투자증권에 돌아와 경영관리총괄을 거쳤고, 같은 해 7월 여승주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대표로 선임됐다.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수장으로써 한화투자증권을 6년째 이끌고 있다.
권 대표의 2연임 배경에는 흑자전환 성공과 기조를 유지해온 경영관리 능력이 높이 평가된다.
그가 취임하기 전 한화투자증권의 2016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608억원 적자였다. 취임 첫해인 2017년 557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를 시작으로 권 대표는 2018년 724억원, 2019년 986억원, 2020년 671억원 등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했고, 지난해에는 1441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실적 기록까지 세웠다.
특히 권 대표는 ▲2017년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RR) 등이 추진한 평택항 물류창고 조성사업 관련 1500억원 규모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관사 참여 ▲2018년 일본 히타치솔루션 타워 B동 빌딩 공동 투자 ▲2018년 10월 프랑스 덩케르크 LNG 터미널 지분 인수 등 투자 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에도 ▲2019년 1조5000억원 규모 프랑스 파리 뤼미에르 빌딩 인수 ▲같은 해 미국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로부터 영국 게트윅 공항 지분(2.85%) 2800억원 인수와 재매각 등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어갔다.
국내에서도 권 대표의 ‘눈’은 빛났다. 그는 지난해 2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 지분 6.14%(206만9450주)를 583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지분의 장부금액은 6514억원으로 급증해 9개월 만에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보다 앞서 2019년에는 2대주주(지분 10%)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터넷은행에도 진출했다.
경영 능력은 성과와 실적으로 입증한 권 대표지만, 그에게도 넘어야 할 위기는 있었다. 지난해 7월 ‘한화플러스 제2호 스팩 청약’ 접수 과정에서 전산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철저히 준비했다는 변명이 무색하게 청약 마감 시간은 두 차례 연장됐고, 이에 따른 고객들의 불만이 급증하며 ‘전산 장애 관련 최다 민원접수 증권사’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대처는 신속했고 결과는 확실했다. 권 대표는 사고 직후 IT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사과문을 발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1년 동안 전산 장애 관련 민원이 0건이다.
독할 만큼 위기관리와 경영에 철저한 그지만, 직원들과는 공감을 바탕으로 소통을 중시하는 인간미를 보인다.
공채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대표이사까지 오른 만큼 업계에 밝은 권 대표는 SNS에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감상평을 자주 올린다.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서부터 감정을 다듬고 일상을 가꿀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권함으로써 조직 구성원간 스스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이라는 성과를 낸 권 대표이나, 올해만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 악재가 겹치며 증권업계 전반의 전망이 부정적이다. 업계 전반의 실적 우려는 당연하며, 생존을 위한 전략이 절실하다. 권 대표 역시 현재의 위기 탈피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바쁘게 걸음을 재촉 중이다.
그는 올해 들어 증시 급락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무적 성과를 이룬 기업금융(IB) 부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그간 취약 부분으로 꼽히는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실적 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부품 기업 티이엠씨는 7월 한화투자증권에 대표 주관을 맡기며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티이엠씨가 상장될 경우 한화투자증권으로서는 10년 만에 단독 상장 주관사가 된다.
ESG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해 운영 중이며, 같은 해 11월에는 ‘환경경영 규정’과 ‘환경경영 지침’을 제정했다. 올해 1월에는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ESG 혁신팀’을 신설, 2월에는 주주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제정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한계를 넘어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과 미래를 대비한 성장동력 확보 전략 이행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다”라며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생존·성장할 수 있는 견고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적자기업을 흑자로 탈바꿈하고, 최다 민원접수 불명예 낙인을 0건의 민원으로 뒤바꿀만큼 고객만족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권 대표는 달성해 냈다. 그가 앞서 밝힌 것처럼 글로벌 긴축이라는 환경변화를 이겨내고, 한화투자증권의 위상을 얼마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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