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압사 추정되는 사고로 심정지상태 환자 다수 발생"
윤 대통령… 긴급 상황점검회의 주재 "차량·인원 철저히 통제"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대 이상의 인파가 몰리며 압사로 추정되는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1시30분 현장 브리핑을 열고 사망자 59명, 부상자는 150명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20분쯤부터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구조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전날 오후 11시30분까지 이태원 일대에서 접수된 신고만 81건에 달했다. 출동한 구급대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수십 명을 상대로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으로 분산 이송된 상태다. 서울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재해의료지원팀도 부상자에 대한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들을 치료 중이다. 현재도 구조가 계속 이뤄지는 등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상자는 대부분 20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에는 10대 여성도 포함됐다.
이번 사고는 해밀톤호텔 인근 가파른 내리막길로 된 좁은 골목에 핼러윈 파티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태영 서울소방본부장,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상황과 조치에 대해 점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환자 후송 및 구호를 최우선 사항으로 지시했다. 회의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은혜 홍보수석,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환자 이송 및 치료 목적 이외의 일체 차량과 인원을 철저히 통제하라”며 보건복지부에는 “응급의료체계를 신속하게 가동해 응급의료팀(DMAT) 파견 및 인근 병원의 응급병상 확보 등을 속히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도착해 상황을 수습 중이다.
해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고 소식을 듣고 사고 대응을 위해 귀국을 서둘렀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4시10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는 사고 현장으로 직행해 사고 원인과 피해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