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선택과 집중'전략 신사업 육성 결실
글로벌 경기침체 분위기 속 배터리·전장 '고성장'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분위기에도 LG그룹의 전장과 배터리 등 성장세는 뚜렷했다. 그룹이 신사업으로 육성한 이들 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분위기에도 LG그룹의 전장과 배터리 등 성장세는 뚜렷했다. 그룹이 신사업으로 육성한 이들 사업이 안정화 궤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LG가 주축사업 무게추를 점차 전장(자동체 부품)과 차량용 배터리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가전시장 침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사업으로 활로를 찾는 데 성공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그룹의 올 3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전장·배터리사업 매출이 총 10조3744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경우 전체 21조1714억원 가운데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2조3454억원의 매출을 내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은 7조6482억원이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 매출액은 3808억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침체 속에서 LG는 전장·배터리사업 성장으로 입지가 탄탄하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과 동시에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북미와 유럽 고객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공급이 증가한 덕분이다. 최근 환율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빛을 발한 셈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부진했던 모바일과 태양광사업을 잇달아 정리한 뒤 전장과 배터리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육성을 가속화했다.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 ZKW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세우는 등 완성차 전장과 배터리 3각 편대를 구축했다. 

차량용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인포테인먼트는 LG전자 VS사업본부, 파워트레인부문은 합작사 LG마그나가 이끈다. 

사실상 완성차 조립을 제외하면 관련 사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다. 이에 LG그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경기침체 위기에도 전장과 배터리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타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 사업부 수익성은 하락했지만, VS사업본부는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업계는 올 2분기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VS사업본부가 안정화 궤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김주용 VS본부 경영관리 담당은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VS본부 매출 고성장세와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내년에도 차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신규 프로젝트 진행으로 VS본부의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매출 증가와 비용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담당은 “올해 말 기준 VS사업본부 수주잔액은 8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시장 성장으로 수주잔액 비중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도 얼어붙은 TV시장을 대신할 미래 먹거리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낙점해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LG그룹이 전장을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면서 그룹 내 전장사업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수익성 확보 여부가 그룹의 영업 수익성 변화에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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