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고경영진, 약 한 달간 주요성과·내년도 전략 보고
구광모 회장 주재, 경제 복합위기 대응책 수립 나설 듯

구광모 LG그룹 회장(대표)이 지난달 29일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대표)이 지난달 29일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재하는 주요 계열사 사업보고회가 한 달간 일정에 돌입했다. 사업보고회는 올해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로 구 회장의 내놓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다음 달까지 각 계열사들의 사업 보고를 받는다. LG전자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이노텍·에너지솔루션·화학·유플러스·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구 회장에게 주요 성과와 내년도 계획을 보고하게 된다. 

구 회장과 LG그룹 최고경영진은 지난달 29일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미래 포트폴리오 방향을 점검하고 실행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사업보고회에서는 이를 보다 구체화할 계획이다.

앞서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부진했던 모바일과 태양광사업을 잇따라 중단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는 배터리,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그가 지속 강조한 키워드는 '고객 경험'이다. 지난달 워크숍에서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환경에 이끌려 가선 안 된다"며 “미래 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전략과 고객에 초점을 맞춘 경영 덕분에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하락을 최소화했다. 원자재가격 급등과 물류비 증가, 전 세계 TV 수요 위축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수익성 방어에 성공하면서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최근 경기 흐름이 좋지 않다는 것은 불안 요소다. LG전자는 이에 맞춰 선제적으로 각 사업 부서와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를 차출해 다음달부터 ‘워룸(War-Room)’을 꾸려 운영하기로 했다.

글로벌 가전시장 불황에 따른 것으로 워룸은 비상 대응팀 역할을 한다. 구 회장도 새로운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보고회가 끝난 뒤 이어질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재계는 구 회장이 대규모 조직개편에 나설 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LG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대부분 유임됐다. 안정을 택한 지난해 인사와 달리 올해는 사업 불확실성 등 분위기 전환을 위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정기인사를 통해 젊은 인재를 대거 임원으로 발탁하는 등 그룹의 분위기를 바꿨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보고회에서 LG그룹이 발표한 투자계획안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인공지능(AI), 로봇분야 등의 구체적 투자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후 미래사업 육성을 위한 조직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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