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금융위 앞에서 기자회견… "똑같은 실수 되풀이 안 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 MG손해보험을 사모펀드에 매각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사무금융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이 MG손해보험을 사모펀드에 매각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사무금융노동조합]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MG손해보험은 회생할 기회조차 잃을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절대 안됩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4일 서울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기간 이익에만 치중하는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결사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G손해보험은 올해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매각은 MG손해보험 대주단 주도의 민간매각,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공개매각 투 트랙 방식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대주단은 매각주관사를 삼일회계법인으로 삼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구조조정 전문펀드 SC로이와 매각 협상을 벌이는 중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는 삼정KMP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다음달에는 공개매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대주단과 협상을 벌이는 사모펀드에 관한 금융당국의 불신이 크다는 점이다.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이 된 점도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잡은 뒤 발생했다.

JC파트너스는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RBC)비율 정상화를 위해 총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으나, 이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부실금융기관 사태를 만들었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결정한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반대 입장을 보이며 송사를 진행해 불편한 관계를 만든 상태다. MG손해보험 구성원들 역시 사모펀드 운용사의 경영이 회사를 부실로 내몬 것을 들어 매각 반대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사무금융노조는 "보험사는 최소 3~5년 일정규모의 투자를 해 매출을 높이고 안정화를 꾀해 이익을 구현하는 산업이다. 그런데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잡은 뒤 산업에 역행하는 전략을 써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주단은 사모펀드 두 곳과 매각협상을 벌인다고 한다. 예금보험공사 매각 전에 본인들의 지분을 조금이라도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사모펀드 체제의 경영으로 부실화된 회사를 회생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할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무금융노조는 "안정적인 금융자본에 매각되어 부실화를 막아야 한다.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절대 안 된다. 금융위원회에 더 이상 같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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