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10개 증권사, 지수 밴드 평균 2050~2679 제시
상단만 보면 2550~2930선… 상저하고 장세 전개될 전망
내년 유망 종목, 반도체·전기차·2차전지·신재생에너지 등

증권시장 상승의 상징 '황소'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증권시장 상승의 상징 '황소'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상단 전망치 평균이 2600선대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2023년 국내 증시가 상반기에는 내리고 하반기에는 오르는, '상저하고'를 점쳤다.

상반기에는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확실시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 바닥을 통과하면서 증권시장 또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일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나증권(코스피 밴드 상단 높은 순) 등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의 내년 증시 전망을 살펴본 결과 지수 밴드 평균이 2050~2679로 집계됐다.

회사마다 전망치가 다르지만 고점은 2550~2930 사이다. 현재 코스피가 2400선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가장 긍정적으로 봐도 3000선 회복은 어려워보인다. 되레 저점평균이 2000선대임을 감안하면 현 지수대에서 400포인트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들이 대체로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쪽에 초점을 맞춘 것은 경기둔화 우려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하는 흐름이다. 단기 반등은 나와도 적어도 상반기 국내 증권시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치. 자료 = 각사
국내 주요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치. 자료 = 각사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코스피 지수 상단을 가장 높게 예상한 증권사는 DB금융투자다. 제시한 밴드는 2090~2930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 파트장은 “(내년 국내 증시는)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형태를 보일 것”이라며 “큰 틀에서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한계에 도달하며 잠재적 상단 수준은 3000선이 될 것이라 본다. 또한 직전 장기 상단이었던 2000선이 견고한 하단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 밴드를 평균치에 가장 가깝게 제시한 회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이 회사가 제시한 코스피 지수대는 2000~2600선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침체 진입은 정해진 미래에 가깝다”며 “한국 주식시장은 침체 진입을 밸류에이션과 이익 추정치에 상당 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체의 진입을 앞두고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에 주가수익비율(PER) 위주의 반등세는 가능하다”면서도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은 밸류에이션상 반등은 한계를 보였다. 주식 비중을 적극 확대할 시기는 이익 추정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2023년 2분기 이후”라고 설명했다.

내년 코스피 밴드를 2050~2640으로 제시한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이 팀장은 “코스피가 1분기 중 연간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위기국면 이후 지수 반등과 상승추세의 형성 과정은 1차적으로 밸류에이션 정상화, 2차적으로 경기와 실적 개선 가시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침체가 긍정의 변화(통화정책 완화)로 이어지면 자산가치 재평가 국면에 진입 가능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차별적인 정책·재정이 유입되면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보유한 산업군으로 빠른 글로벌 유동성 이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핵심은 ‘무엇을 살 것인지’다. 이 팀장은 ‘차별적인 정책과 실적 동력을 보유한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탈세계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환경은 저성장과 중금리, 중물가 시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와중이다. 또 탈 세계화 인식은 단순 경제를 넘어서 국가안보 범위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환경·자동차 관련 사업과 초격차 기술력을 보유한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탈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은 불가피하며, 반도체와 전기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국방 등은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집중 투자의 최대 수혜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을 추천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을 추천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지수 밴드 2000~2650을 제시한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통화긴축 종료와 물가 하락에 힘입어 매크로가 안정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역실적장세에서 금융장세로 이동하는데, 전략 측면에서 금융주와 낙폭과대 성장주에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은행과 함께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게임을 관심 업종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내년 2분기부터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가속화되고, 중앙은행의 긴축 강도가 약해지는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감안해 금융장세 초반에 강한 은행과 증권 등의 금융주와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고수익 성장성을 보유한 종목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하나증권은 분기별 유망업종을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팀 팀장은 1분기에는 이익추정치 급감으로 인한 기저효과를 노릴 수 있는 반도체와 빠른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되는 조선을 주목하고, 2분기에는 중국의 위드코로나 전환 수혜를 볼 수 있는 호텔과 레저, 또 중국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부양 수혜가 기대되는 철강·화학을 추천했다.

3분기에는 성장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이 소멸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소프트웨어와 미디어가 주도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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