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FOMC 회의록 공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의견 다수

사진=서울와이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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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리 상당수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연준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을 보면, 과반이 넘는 고위 관리 참석자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둔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록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그동안 집행한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의 누적된 효과가 경제와 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올해 이뤄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정도를 초과했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연속적인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 또는 궤도이탈 위험을 높였다”는 발언도 있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회의록에서 ‘경기침체’라는 단어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연준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중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의 기준선에 가깝다”는 의견 내기도 했다. 

반면, 아직 인플레이션을 해결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위험하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약해지고, 금리가 제약적인 영역에 진입했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표 물가상승률인 2%대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이 과거 전망치보다 높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9월 공개된 직전 점도표(dot plot·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전망치가 4.6%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12월 발표될 점도표에서는 내년 예상 금리가 5%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회의록이 공개된 후,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고, 미 국채 금리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59%, 나스닥 지수는 0.99% 각각 상승 마감했다.

한편, 연준은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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