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세월호 같은 길 안 돼” 발언
이수진 “박근혜 잘못을 반복하지 말길”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이태원 참사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0일 출범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정쟁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를 표했다.
야당에서는 여당의 경계가 유가족들을 욕보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참사 발생 42일만에 발족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태원 참사 태스크포스(TF)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컨퍼런스홀에서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대표는 고(故) 이지한 씨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협의회 참여자들은 97명의 희생자 유가족 170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 대표는 “국가는 그때도 없었고, 지금도 없었다”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온전한 추모를 위해, 철저한 진실·책임자 규명을 목적으로 한다”고 출범 이유를 밝혔다.
이날 공개된 창립선언문에는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 ▲2차 가해에 적극 대처할 것 ▲10·29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마음으로 행동할 것 등이 담겼다.
창립선언문에는 국정조사, 성역 없는 수사,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정부의 후속조치를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가족협의회는 정부를 향해 참사 피해자들간 소통을 보장해달라고 했다. 고 이지한씨 부친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 이후 40여일간 유가족들 연락처를 확보하려고 여기저기 미친듯이 돌아다녔다”며 “행안부와 서울시에 ‘유가족들이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울고 껴안고 해야만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분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협의회 출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협의회 출범에 시민단체들이 끼어들면서 본 의도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압사 사고 유가족들이 모인 유가족협의회가 10일을 기해 출범한다고 한다”며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면 세금을 받아가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고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고 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 후 유가족들이 엮여 재난의 정쟁화의 핵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시민대책회의에 속한 시민단체는 유가족 옆에서 정부를 압박하기 전에, 세월호를 악용한 시민단체의 방만한 폐습부터 어떻게 보완할지 먼저 밝혀야 한다”며 “우리는 재난 앞에서 성숙해야 한다. 추모를 넘어 예방으로, 정쟁을 넘어 시스템개선으로 가야 한다”며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의 연대 움직임에 벌써부터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과거로부터 교훈을 찾으시라. 유체이탈로 세월호 참사 책임을 외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을 반복하지 말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