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R&D 거점 남양연구소 타운홀 미팅방식 신년회 참석
"현실에 안주 안돼, 도전과 신뢰로 도약하는 한 해로 삼자"
장재훈 사장 등 경영진, 직원 질의응답으로 미래비전 공유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3일 경기도 화성 소재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신년회를 열었다. 행사는 미래사업 강화와 조직 혁신 방안 등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신년회는 신종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됐으며, 정의선 회장 등 현대차·기아 경영진이 참석해 구성원에게 새해 덕담을 전했다. 경영진은 소통을 통한 사업 방향성과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달성한 성과 등을 언급하면서 운을 뗐다. 그는 “작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아이오닉 5와 EV6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5를 달성하는 등 전동화 체제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올해 사업환경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에 따라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다가오는 위기에 두려워하고 변화를 뒤쫓기보단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올해를 도전과 신뢰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미래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선제적 혁신에 나서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끊임없는 도전과 결과로 고객 신뢰를 형성하고,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한 차원 도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각오다.
신년회가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이유도 지속가능한 성장 체계 구축 등의 사업 지향점이 담겼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고유 모델 개발을 비롯한 엔진 및 파워트레인 기술 자립 등 현대차그룹의 성장 기반이 될 연구개발(R&D)의 핵심 거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미래 혁신 등 도전과 변화 의지를 반영해 새로운 장소에서 색다른 형태로 신년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 송창현 TaaS본부 및 차량SW담당 사장은 행사에서 임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질의에 직접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장재훈 사장은 “전동화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 고객에서 답을 찾겠다. 지난해는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내실을 키웠다”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기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송호성 사장의 경우 기아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정체성 강화 등의 목표점을, 박정국 사장은 R&D 발전과 조직문화 개선 방향을 언급했다. 송창현 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차량(SDV)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이들은 불확실성을 타파할 경영전략을 소개하는 등 직원들과 교감을 나눴다. 정 회장이 신년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변화 필요성을 주장한 것에 대한 연장선이다.
정 회장도 직원들과 소통으로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맞춰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할 방침이다. 그룹은 이를 통해 고객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시장에서 판매될 전 차종엔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기본으로 들어가 한층 개인화된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실제 데이터 플랫폼으로 차 생애 전반에서 생성된 다양한 데이터는 서로 연결되고 가공돼 혁신적인 서비스로 재탄생한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현재 추진하는 신사업 전반에 대해선 모빌리티·로보틱스·에너지·신소재 등의 구체화된 구상도 제시했다. 자율주행 분야의 경우 국내와 해외에서 상용화 추진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올 상반기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Highway Driving Pilot)가 탑재된 G90, EV9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모셔널(Motional)을 통해선 미국에서 우버 등과 운전자 개입입 없는 레벨4 수준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진화를 위한 항공 이동 수단인 AAM 프로토타입 기체 개발 ▲로보틱스 제품 벨류체인 확대 ▲수소 등 에너지사업 가속화 방안 ▲초고강도 철강제품 및 신소재 개발 계획도 공유됐다.
정 회장은 고객 신뢰의 핵심 요소로 ‘품질’과 ‘안전’ 기준 향상을 역설하며 “우리가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나갈 때 고객도 이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정부문이 아닌 모두의 과제다. 상품의 기획과 설계에서부터 생산, 판매 A/S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품질과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고객에 만족을 넘어서는 감동을 드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다양성을 존중하며, 능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조직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사와 제도적 개선으로 과거의 단점들을 과감히 없애 나가겠다”며 구성원 간 소통이 활발해질 수 있는 유연한 환경 마련을 약속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동료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인류를 위해 옳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