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어떤 역할 할 생각이 없다"
김기현 "희생적 결단에 화답", 안철수 "안타깝고 아쉽다"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3·8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으로 당권 경쟁은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대결구도로 흐를 전망이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은 두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전대에 있어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며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불출마 결정에 있어서 어떤 후보라든지 어떤 다른 세력의 요구라든지 압박으로 결정한 건 아니다”며 “저는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특정 후보와의 연대에도 선을 그었다. 이에따라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의 행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그동안 나 전 의원에게 연대 러브콜을 보냈다. 나 전 의원 측은 “연대는 없을 것이다. 양측에서 연락이 오는데 받지 않는 중”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보수통합과 총선승리의 밑거름”이라 “20여 년간의 애당심을 바탕으로 총선승리,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희생으로 이해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제 당이 나 전 의원의 희생적 결단에 화답할 차례이며 갈등과 분열을 넘어 연대하고 포용하는 화합의 정신이 절실하다"며 "우리 당을 지키고 함께 동고동락해온 나 전 의원과 함께 손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타깝고 아쉽다.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들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이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양자 대결로 좁혀지면서 당원들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같은 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002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안철수-김기현’ 양자 대결과 ‘안철수-나경원’ 양자 대결 모두 안 의원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세부항목 별로는 결과가 갈렸다. 당 대표 적합도 조사 항목에서는 김 의원이 25.4%, 안 의원이 22.3%, 나 전 의원이 16.9%로 등이었다.
4월 총선거에서 국민의힘 승리에 가장 도움이 될 대표를 묻는 질문에는 안 의원(25.1%), 김 의원(21.4%), 나 전 의원(14.3%)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까지 당 대표 지지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되고 대통령실·친윤석열계와 마찰이 증폭되면서 지지세가 꺾였다.
국민의힘 당 대표 가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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