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실적 매출 신기록, 작년 4분기 영업익 90% 급감
경기 둔화 직격탄, “올해 수익성 방어에 중점 둘 것”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LG전자가 사성 첫 연매출 80조원 돌파라는 신기록을 썼지만, 경기침체 속 수요 부진에 따른 고심에 빠졌다.
LG전자는 27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3조4673억원, 영업이익 3조55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늘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으로 매출 80조원 돌파란 신기록을 썼다.
핵심사업인 생활가전과 전장부문이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 주역이다. 연간 실적과 달리 지난해 4분기는 부진했다. 실제 이 기간 LG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조8757억원, 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90.7%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불린 소비 위축에 따른 결과다. 각국의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으로 가전 등의 소비심리가 둔화됐고 기업 간 경쟁 가열에 따른 비용 증가가 악재로 작용했다.
세부적 실적을 살펴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액 29조8955억원으로 7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워시타워, 크래프트아이스 얼음정수기냉장고, 스타일러 등 Best & Only 제품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비 인상 등 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1조1296억원을 기록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경우 매출 15조726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프리미엄시장 내 지위는 확고히 한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 LG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서비스 사업 매출이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8조64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가운데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사측은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와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노력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업간 거래(B2B)사업을 이끄는 BS사업본부도 매출액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달성하며 연간 최대 매출에 힘을 보탰다.
회사는 정보통신(IT) 제품 수요 감소 영향을 받았지만,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업의 성장세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영업이익은 경쟁 심화 및 유통재고 수준 유지를 위한 비용 지출 영향으로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다.
80조원대 매출 시대를 연 LG전자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관련 업계는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 여파에 주축인 생활가전부문의 고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대응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봤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존 사업의 한계를 넘어서 보다 큰 시장 기회와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동시에 철저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통한 안정적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