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주축 가전사업 부진에 '골머리'
프리미엄제품 확대, 차별성 강화로 활로 모색
경기침체 악재 해소 등 수익성 창출할지 주목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 양대산맥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의 악재 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 양대산맥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의 악재 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가전기업들이 경기침체 장기화로 줄어든 수요에 고전 중이다. 이에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강조한 이른바 ‘신가전’ 경쟁력 제고와 프리미엄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힘 쏟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시장을 양분한 삼성과 LG전자는 제품 수요 부진 속 돌파구 마련에 주력한 상황이다. 이들 기업의 발표한 지난 4분기 잠정실적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나타낸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도 영업이익이 90% 줄어든 655억원에 그치며 고전했다. 공통으로 영업이익이 반 토막 이상 급감했다.

마케팅비, 원자잿값 및 물류비 등이 줄줄이 오른 가운데 주력 중 하나인 가전사업마저 부진하며 영업이익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당장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직면한 위기를 돌파한다는 속내다.

앞서 회사는 98형 8K 네오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LED)를 비롯한 초대형 TV를 출시하며 관련 시장 공략을 가속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새로운 기능으로 무장한 스마트 가전 등을 내세워 불황기 시장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또 삼성전자는 침체기에 빠진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비스포크’를 메인으로 띄우며 고객 경험 확장에 심혈을 기울인다. 경기침체가 한동안 지속돼 가전 수요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업계는 프리미엄시장의 경우 국내외 경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회사 실적 방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LG전자가 올해 TV와 가전사업에서 수익성이 큰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의 경우 주력 사업부인 가전(H&A)과 TV 등의 사업을 도맡은 HE 사업부의 부침이 심상치 않지만,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놨다. 회사는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춰 불확실성을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조주완 사장은 이와 관련 “TV는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마켓셰어를 늘려가고 있다”며 “위기에서도 기회는 늘 있었다. 결국 기회는 고객에게서 나온다는 신념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LG전자는 고객 페인포인트(Pain Point,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를 찾아 해소하고,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를 반영한 제품들을 연달아 출시했다. 

LG 디오스 식기세척기 트루건조에 전기사용량과 소음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올해 고객경험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CES에서도 약 620평 규모로 부스를 꾸려 문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무드업 냉장고, 구매 후 기능을 지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UP가전, 초프리미엄 제품인 LG시그니처 2세대 제품 5종을 선보였다. 

조 사장은 현장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는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하드웨어(HW)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플랫폼,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비하드웨어(Non-HW)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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