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구글과 독립형 헤드셋 개발 예상
XR기술 기반 메타버스시장 성장 가능성
애플 선점한 시장 차별화 전략 구상 필요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퀄컴·구글과 함께 차세대 확장현실(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변화시키겠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1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밝힌 미래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생태계를 조성하는 가운데 구글, 퀄컴과 협업해 XR 분야로도 진출을 선언했다.
XR시장에 먼저 진출한 애플과 메타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3사는 플랫폼 선점효과를 누리는 경쟁사에 대한 위기감으로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은 XR시장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XR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XR시장 규모는 351억4000만달러였으며 2030년까지 3459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보다 10배 이상 규모가 커지는 셈이다.
경쟁사들은 이미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메타가 ‘퀘스트 프로’ 헤드셋으로 시장을 선도 중이며 애플이 ‘리얼리티 프로(가칭)’ 헤드셋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일찌감치 XR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는 오큘러스와 함께 스마트폰에 결합해 사용하는 VR헤드셋 ‘기어 VR’을 2014년 선보였다. 2018년 이후로는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후발주자로서 메타와 애플에 차별화를 두기 위한 기술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구글은 운영체제(OS), 퀄컴은 칩셋과 플랫폼분야에서 강점을 지녔다. 더해서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갤럭시 생태계에 XR 플랫폼을 새로운 카테고리로 추가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구글과 삼성의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협력구도와 비슷하다고 본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빠른 시장점유율 확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XR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며 “혼자서는 XR시장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미 안드로이드 OS와 갤럭시 제품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으니 구글의 참여를 받아내기도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