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대장아파트 추락에도 ‘나홀로 상승’
한정된 공급물량·미래가치 기대, 수요 여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전국적인 집값 하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 가격은 들썩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실제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지만, 현금 부자만 진입할 수 있는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경기침체 분위기와 고금리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에 대한 관망세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서초구, 반포 일대 아파트값도 추락했다. 디만 일부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신고가 거래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단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 아파트와 건축 연한 30년이 이상된 곳들이 강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 e편한세상 4차' 전용면적 136㎡가 지난달 신고가인 26억5000만원을 찍었다. 

최근 이른바 서울 강남권 대장아파트들 가격이 줄줄이 하락세로 송파구 잠실동 일대 대단지와 서초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은 최고가 대비 30% 떨어졌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청담동 소재 해당 단지는 하방 압력을 이겨낸 것으로 보인다. 

청담 e편한세상 4차는 전체 가구 수가 97가구로 전용 84~136㎡ 구성됐다. 하방 압력을 뚫고 신고가를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가의 아파트로 상대적으로 금리 영향을 덜 받고, 전체 가구 수가 적어 공급 물량이 한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담동 목화아파트 전용 133㎡도 지난달 초 30억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존 최고가는 지난해 매매 때 기록했던 28억5000만원이다. 이 아파트 역시 가구 수는 적지만 앞으로의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점이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만이 갖춘 교통, 편의시설 등의 프리미엄을 누리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수요는 여전한 것 같다”며 “서울권에서도 훌륭한 가성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올해 주택 매수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청담동 일대 노후, 재건축 아파트들에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비사업 활성화 등으로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일대 아파트 매매에 나서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 안팎에서는 대부분 지가가 높은 도심지에 위치해 타지역보다는 하방 압력이 덜 해 가격하락보다는 상승 요인이 크다고 본다. 특히 주택가격이 상반기 중 저점을 찍고 이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규제완화 효과와 금리인상 기조 전환 등과 맞물려 가격이 상승세를 탈지 관심이 쏠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 위축세가 강남권 전반으로 확산했지만, 일부 초고가 아파트는 시장 영향과 무관하게 강세를 보인다. ‘초양극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인상 영향도 없고, 미래 희소가치가 전면에 부각되는 것도 가격 방어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정책도 가격 상승을 이끌고, 미래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몸값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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