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포드, 오랜 파트너십 튀르키예서 또 다른 시너지낼 듯
양사 "유럽 비중 높인다",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에 한 뜻
CATL, 미국 진출 눈앞…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격차 향방에 관심

국내와 중국 배터리업계를 주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각 사 제공
국내와 중국 배터리업계를 주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각 사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시장 정조준했다. 중국 CATL이 미국 문을 두드리자 유럽 내 튀르키예, 폴란드를 중심으로 반격을 준비 중인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 튀르키예 대기업 코치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손잡았다. 이들 3사는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튀르키예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공장 설립 계획에 첫발을 내디뎠다.

튀르키예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가 유럽, 북미시장에 출시하는 전기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현재 포드는 연간 45만대 규모로 상용차를 생산 중이며, 물량의 상당수는 유럽시장에서 판매된다. 

당초 포드는 튀르키에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에 SK온을 파트너로 낙점됐으나, 최종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선택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전기차시장 주도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글로벌시장에서 배터리기업 중 점유율 기준 1위를 유지 중인 CATL과 격차를 줄여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현재 CATL에게도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단독공장 설립을 위해 손을 내민 상태다.

북미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겐 부담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회사는 이와 관련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50%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들어설 합작공장을 통해선 2026년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연간 생산능력은 초기 25기가와트시(GWh)에서 45GWh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회사는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인 연간 2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전 세계 6개국가에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해 완성차업계로부터의 신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튀르키예 합작법인 추진이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시장 리더십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높다. 포드의 경우 대표모델인 '트랜짓'을 앞세워 2018년~2022년 5년 연속 글로벌 LCV(미니버스·밴 등)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양사가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온 만큼 또 다른 시너지도 예상된다. 굳건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북미에 이어 유럽에서의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도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북미와 유럽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CATL을 뛰어넘겠다고 공언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시장 점유율 13.6%로 전년 대비 6.1%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달리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CATL은 33.0%에서 37.0%로 점유율을 늘리며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수주잔고량 규모만 금액으로 385조원대다. 회사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합작공장을 짓고 빠른 수율안정화를 통해 CATL을 넘어선다는 각오다. 실제 업계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고객사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은 빠른 수율 안정화에 있다고 본다. 

권 부회장도 “독보적인 글로벌 생산 경험과 투자 역량,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포드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고객가치 역량을 강화해 포드, 코치와 유럽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을 더 공고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 관심 해외로 눈을 돌리는 CATL과 유럽시장 비중을 늘리는 LG에너지솔루션 격돌에 주목한다. 중국시장을 제외한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9.7%로 1위로 미국, 유럽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CATL에 비해 상황은 나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규모 리콜 사태로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고전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이 부분을 말끔히 해소한 모습”이라며 “남다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가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공급력 등의 장점을 갖췄다는 평가로 CATL과 경쟁에서도 크게 밀릴 것 같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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