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SVB 예금 보호 한도 넘는 예치금 전체 95%
SVB 파산 여파 우려…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바로잡아야"

오랫동안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랫동안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40년 동안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초고속 파산 사태가 커지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SVB를 다른 은행이 인수하도록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자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상황에서 이들의 자금이 묶이면 줄도산과 수천 명의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기준 SVB의 총 예금 가운데 예금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한화 3억3000만원)를 넘어서는 예치금은 전체 95%에 달한다. 총자산 2000억 달러가 넘는 SVB의 파산 규모는 미국에서 파산한 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크다. 이에 정부가 개입해 다른 은행들이 SVB를 인수하도록 압박해 SVB 파산 여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벤처 투자가 데이비드 삭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 월요일 전에 이것을 하지 않으면 위기는 확산할 것”이라며 “파월과 옐런은 어디 있나. 지금 이 위기를 멈추고 모든 예금이 안전할 것이라고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신속한 정부 대응을 주문했다. 애크먼은 트위터를 통해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 SVB를 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이 인출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48시간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월가에 대한 정부의 구제 조치를 향해 쏟아졌던 분노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WP는 “SVB 붕괴 이후 정부 개입 논의가 워싱턴을 뒤흔드는 상황”이라며 “정부지원은 정치적 불똥을 튀길 수 있으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신생 기업들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정치적 논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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