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연임안 승인… 2026년 3월까지 사령탑 수행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본업 경쟁력 회복은 숙제로
"어려움 있겠지만 지혜 모으면 꿈 현실로 바뀔 것"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 사진=삼성생명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 사진=삼성생명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생명보험 업황 악화 속에서도 삼성생명에 개선된 실적을 안긴 게 큰 점수를 받았다. 전 사장의 연임으로 삼성생명은 올해도 2030 중·장기 비전 달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전 사장의 연임안을 상정 승인했다. 전 사장은 주주의 재신임으로 오는 2026년 3월까지 삼성생명 사장직을 맡게 됐다.

전 사장의 재신임은 일정 부분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생명보험 업황 악화 속에서도 삼성생명에 1조5833억원의 당기순익을 안겼다. 이는 전년 순익인 1조4694억원에 비해 7.8%(1139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은 40조3310억원으로 전년(35조791억원) 대비 15% 늘었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244%를 기록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3.4%로 전년에 비해 0.7% 포인트 올라 견실한 흐름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전 사장을 중심에 놓고 '2030 중·장기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비전의 핵심은 국내 보험이익 기여도 비중 축소와 자산운용 및 해외보험 비중 확대다. 세부적으로는 85%에 달하는 국내 보험 이익기여도를 2030년까지 38%로 줄이고, 자산운용과 해외보험 비중을 각각 32%,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 사장은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전 임직원에게 무한게임 구조로 업무방식을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비즈니스는 결승선이 없는 무한게임인 만큼, 생존을 위해선 시간·공간·분야를 뛰어넘는 전략과 방법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객∙시장 관점에서 채널과 상품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미래성장의 핵심축인 자산운용과 신사업 육성에도 전력을 다할 것을 요청했다. 전 사장은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과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룹 내 대표 자산운용 전문가다.

삼성생명은 전 사장의 경영방침에 맞춰 해외 자산운용사 투자 등 자산운용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1년 5월에는 영국계 글로벌 부동산기업 새빌스의 자산운용사 '새빌스투자운용(Savills IM)'의 지분 25%를 6375만 파운드(한화 약 1013억원)에 취득했다.
 
새빌스투자운용은 총 32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유럽 중심의 다양한 부동산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13개국에 운용 거점을 보유하는 등 글로벌 부동산 네트워크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 자산운용사 메르디엄 SAS 지분투자를 위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했고, 같은해 11월에도 프랑스의 한 인프라 자산운용자 지분투자의 건을 추진했다.

올해는 자산운용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했다. 여기에 운용 자회사 뿐만 아니라 금융 관계자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만들고 운용업의 성장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별도의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신설한 것도 이런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본업 경쟁력 강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거뒀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탓이 크다. 법인세법이 개정되면서 4280억원을 환급받았는데, 이를 제외하면 실제 순익은 1조1551억원으로 27% 줄어든다.

더욱이 영업지표인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2조67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00억원 감소했다. 신계약APE는 신계약 체결 시 보험료를 1년 단위의 연납으로 바꾼 개념이다. 특히 올해 시행된 IFRS17은 생명보험사의 신계약 APE를 재무건정성 측면에서 중요하게 본다.

문제는 올해 생명보험시장의 역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보험시장 전망에서 생명보험사의 개인보험 초회보험료(퇴직연금 및 일반단체 제외)는 6.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사장은 "아직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고, 그 길에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삼성생명 가족 모두가 열정과 지혜를 모아 도전한다면 우리의 꿈과 비전은 더욱 빨리 현실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