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의 장남, 경영권 확보 경쟁력 높이는 중
지난해 창립 최초로 신사업부문 매출 1조원대 돌파
모듈러주택·수처리 중심 사업확장, GS이니마 급성장
IPO 추진 공식화… "국내 대표 지속 가능 기업 될 것"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신사업 '광폭행보'가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GS건설 제공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신사업 '광폭행보'가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GS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빠져 건설업계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행보가 업계의 관심을 끈다. 허 사장은 주춤했던 GS건설의 실적을 개선시키고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등 회사 내부에서도 큰 신뢰를 받는 인물이다.

허 사장은 주택사업에 치중된 운영방식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미래먹거리와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리스크가 큰 건설시장보다 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선점하고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신사업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하는 모습이다.

◆오너 4세 경영, 효자 노릇 '톡톡'

허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오너 4세 경영인’이다. 그는 17년 동안 GS건설에 몸 담으며 중동 등 건설현장에서 꾸준하게 능력을 키웠다. 직원들과 종종 술자리를 같이할 정도로 소탈하고 원만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 사장이 보유한 GS 지분은 1%도 되지 않는다. 허 사장과 유력한 후보자로 알려진 허세홍 사장이 보유한 지분보다 2%포인트 적다. 하지만 GS그룹 내에서 그의 존재감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자신만의 경영능력을 선보이며 매출 상승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GS건설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 줄어든 5550억원을 기록했으나 신규 수주(16조740억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매출도 36.1% 증가한 12조298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허 사장이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신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2019년 2936억원에 불과했던 신사업 부문 매출액은 허 사장이 취임한 이후 2020년 6111억원, 2021년 7773억원 등 상승세를 나타냈고 지난해에는 1조250억원으로 최초 1조원대를 돌파했다. 점차 신사업부문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올해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GS건설은 지난해 신사업부문을 미래전략부문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허 사장에게 CinO(Chief innovation Officer·미래전략대표) 보직을 맡겼다. 업부문과 별도로 운영되던 연구개발조직인 RIF Tech(Research Institute of Future Technology)도 허 사장이 운영하게 됐다.

RIF Tech는 지난해 3월 기존 선행기술본부를 확대 개편해 새롭게 출범한 조직이다. 2차전지와 소형원전분야를 비롯해 탄소포집 및 활용과 저장(CCUS), 수소 등 친환경 미래기술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처럼 회사 내부에서도 그의 행보에 거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를 뛰어넘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사업 구조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허 사장의 능력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허 사장은 수처리와 모듈러주택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어를 양식하는 획기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사진=GS건설 제공
허 사장은 수처리와 모듈러주택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어를 양식하는 획기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사진=GS건설 제공

◆신사업에 진심… 사업다각화 총력

허 사장은 주력사업이자 ‘자이’ 브랜드로 강세를 이어간 주택사업을 축소하고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GS건설 신사업추진실장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회사의 미래성장을 책임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중책을 맡았다.

당시 허 사장이 지금의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힘들었다. 주택사업이 힘들어지고 신사업 비중이 이렇게나 커질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GS건설의 인도 태양광 시장 진출을 알리며 처음으로 신사업 전면에 등장했다.

그동안 GS건설이 신사업과 관련해 공식적 행보를 보인 적이 없었지만 허 사장이 취임한지 8일 만에 해외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그는 2019년 12월 슈만 신하 인도 리뉴파워 회장과 ‘ISTS-IV 300MW 태양광발전 사업’과 관련한 주주협약 서명식을 진행했고 민자발전산업(IPP) 디벨로퍼로서 참여했다.

최근 허 사장이 진행 중인 주요 신사업은 수처리와 모듈러주택이다. 수처리사업은 GS건설 신사업 매출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2019년 자회사로 편입된 GS이니마는 10위권 안팎의 회사에서 스페인과 브라질, 멕시코, 포르투갈, 미국, 베트남 등 해외 사업장만 40개를 둔 업계 5위권 업체로 성장했다.

아울러 허 사장은 GS이니마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GS이니마의 모회사인 글로벌워터솔루션은 2021년 2월부터 12월까지 자사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맞춰 제출했다. 이는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절차로 풀이된다.

GS건설은 2021년 GS이니마의 IPO 추진을 공식화하고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 기업공개를 목표로 잡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기업실사 작업이 지연됐다. GS이니마가 상장되면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 사장은 2020년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업체 폴란드 단우드와 철골 모듈러건축 전문업체 영국 앨리먼츠 등 해외 모듈러업체를 인수하며 시장에 발을 들였다. 미국 모듈러건축 업체 스카이스톤 인수도 추진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절차가 미뤄진 끝에 인수가 무산됐다.

모듈러주택은 주택 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방식으로 짓는 조립식 주택으로 공장에서 주택을 제조하는 만큼 원가 변동성을 줄이고 공기를 단축하는 동시에 투자를 통해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폐쇄식 육상순환여과 방식의 연어 양식 시설을 착공하고 스마트양식사업을 본격화햇다.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 내 6만7320㎡ 규모 부지에 지하1층~지상2층 규모로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되며 이곳에서 연간 500톤 규모 대서양연어를 생산하게 된다.

허 사장은 “앞으로 친환경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해 국내의 대표적인 지속가능경영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수처리사업은 GS건설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대표적인 친환경사업으로 이 분야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공고할 것이다. 인수업체와의 시너지도 극대화해 글로벌 모듈러건축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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