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맥심' 슬로건 만든 마케팅통
10년째 매출 1조5000억원대 제자리
믹스는 한계… 캡슐커피가 새먹거리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동서식품이 10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인스턴트 원두커피인 ‘카누’의 성공 신화를 쓴 김광수 마케팅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새 수장이 될 김 부사장이 캡슐커피 등 신사업을 통해 연매출 1조5000억원대로 정체된 매출 규모에서 벗어나 외형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커피는 맥심’이지만 시장은 하락세
김 부사장은 식음료업계 내 대표적 마케팅 강자인 동서식품 내에서도 단연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동서식품이라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커피는 맥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라는 슬로건을 탄생시킨 마케터다.
이번 수장 교체는 정체된 매출 규모에서 벗어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동서식품은 2011년 1조50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20년 1조5577억원, 2021년 1조5495억원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동서식품 매출의 80%가량은 커피믹스 제품에서 나온다. 맥심과 카누가 효자상품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매출 의존도가 높아 시장이 제품의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레 동서식품의 실적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를 보면 2017년 1조원에 달했던 믹스커피(조제커피)시장 규모는 2020년 8000억원, 2021년에는 7500억원까지 줄었다. 웰빙 열풍 속에 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악재다.
반면 국내 캡슐커피시장 규모는 2018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4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김 부사장은 동서식품의 새 먹거리로 캡슐커피를 낙점했다. 믹스커피와 달리 캡슐커피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만큼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이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해 외형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카누 바리스타로 캡슐커피시장 진출
동서식품이 캡슐커피시장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캡슐커피 브랜드 ‘타시모’로 시장에 진출했으나 네슬레에 밀려 자리잡지 못했고 사업을 철수했다. 현재도 국내 캡슐커피시장은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스타벅스 앳홈’ 등을 보유한 네슬레코리아가 점유율 80%로 독보적이다.
이에 김 부사장에게 주어진 미션은 캡슐커피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네스프레소 등에 맞서 마케팅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12년 만의 신사업인 캡슐커피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프리미엄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하고 캡슐커피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친숙함을 앞세워 브랜드명에 카누를 넣었다. 카누의 탄탄한 소비층과 브랜드파워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해외 브랜드와 달리 한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아메리카노’로 승부할 계획이다. 전용캡슐에는 타사의 캡슐커피 용량 대비 약 1.7배 많은 9.5g의 원두를 담았다. 에스프레소보다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이다.
또 국내 캡슐커피시장은 네슬레가 장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호환캡슐도 출시했다. 네슬레 제품을 구매한 이들에게 카누캡슐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제품 판매량을 늘려 시장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사장은 캡슐커피를 통해 ‘커피 제왕’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동서식품이 스틱이 아닌 캡슐커피에서도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아 체질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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