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투데이]정종표 DB손보 대표, 사업역량 우위로 삼성화재 정조준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DB손해보험이 정종표 대표 원톱 체제로 개편했다. DB손보를 13년간 이끈 김정남 대표가 물러나고 부회장으로서 보험부문 그룹장 역할에 집중키로 하면서다.

정 대표는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1987년 DB손해보험에 입사했다. 이후 영업과 인사,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2015년 법인사업부문 부사장에 오른 뒤 2020년 개인사업부문 부사장을 거쳐 2022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대표는 올해 경영효율을 기반으로 사업역량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를 통해 Top1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채널별 핵심영역의 Top1 포지셔닝을 모색한다. 장기보험은 1위사 달성을 위해 채널별 로드맵을 추진한다. 자동차보험은 (텔레마케M팅(T)과 사이버마케팅(CM) 중심의 매출을 확대하고 1위사와의 갭을 축소한다. 일반보험은 철저한 손익관리를 기반으로 성장성이 확고한 Top1을 달성한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상품전략은 계약서비스마진(CSM) 관점에 두고 추진한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에 유리하다.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나 향후 보험사들의 미래 수익성으로 인식된다. 업계는 CSM의 10% 가량이 매년 이익으로 추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 대표는 "선제적 상품개발과 전략적 프라이싱으로 상품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지속적 신시장 발굴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CSM 극대화를 위해 전략적 상품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보유계약 구조개선 활동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헬스케어 같이 본업과 연계해 수익을 창출할 모델을 발굴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해외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DB손해보험은 미국내 1개 법인(존뮬렌)과 4개 지점을 확보한 상태이며, 미얀마와 베트남에 각각 1개와 2개 사무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난달 22일에는 베트남 손해보험사 10위사인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 지분 75%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빅테크에 대응한 디지털 기반의 사업구조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신규 마케팅 기회를 창출하고 디지털 경쟁력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업비와 손해율 효율성 1위 경쟁력도 우위를 확보한다. CSM 관점의 언더라이팅을 정교화하고 모럴 리스크 관리에 힘을 줘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을 1위 수준으로 끌어내린다는 구상이다. 자동차보험은 손익분기점 내 손해율(78~80%) 통제로 이익보종(이익을 내는 보험종목)으로 끌고간다.

정 대표는 "지난해는 불안정한 경제환경 속에서도 회사를 큰 폭으로 성장시킨 한 해였다. 순 외형은 16조1000억원을 넘어섰고 M/S는 0.3% 포인트 성장한 17.9%를 달성했다. 세전익은 전년에 이어 1조원을 넘어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창립 60년을 넘어 새로운 60년이 시작되는 해다. 변화된 조직과 업무가 어렵고 힘들 수 있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길이 생긴다'는 본립도생의 믿음으로 맡은 바 업무의 기본에 충실하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