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취임 앞두고 조직·인사 개편 추진
그룹 조직 9부문·1총괄·5그룹→9부문 슬림화
자회사 사장도 전문성·추진력 겸비 '젊은피'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리딩금융 굳히기에 나선다.

그룹 내 조직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주력 계열사의 대표는 전문성과 추진력을 겸비한 '젊은피'로 교체했다. 

올해도 금융그룹간 리딩금융 쟁탈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진 내정자 경영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인다.

◆ 그룹 조직개편… 10년 매트릭스 체제 해체

신한금융은 진 내정자의 회장 취임에 앞서 지난달 그룹의 부문별 조직 구성과 기능을 개편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조직 규모 축소다. 종전 신한금융은 9부문 1개 총괄 5개 그룹이었지만, 올해 조직개편으로 1개 부문과 5개 그룹을 모두 없앴다.

이같은 조직구조 변화에는 그룹사를 총괄하던 매트릭스 체제를 없앤 것이 주효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말까지 각 계열사 사업 총괄 임원이 지주 임원을 겸직하는 방식의 매트리스 조직체계를 택해왔다. 계열사 부사장이 금융그룹 부사장직을 겸임하는 식으로 전체 계열사의 특정 부문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조직 슬림화로 경영진 규모도 크게 줄었다. 그룹사 경영진과 자회사 겸직사업그룹장은 총 16명이었지만, 올해는 핵심 경영진 수가 11명으로 줄었다. 비대한 그룹사 조직을 핵심 업무 중심으로 슬림화하고,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게 특징이다.

한편으로는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했다. 두 조직은 매트리스 체제 해체와 기존 '그룹경영관리부문' 폐지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그룹원신한부문'은 자회사 경영관리 업무를 일부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 안에는 '원신한' 관련 조직이 설치된 상태다. 그룹과 자회사간 채널을 동일하게 개설해 상호 협력, 시너지 발굴, 지휘통제 체계를 일원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사람도 바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자회사 대표를 대거 교체하는 인적 쇄신도 단행했다. 진 회장의 경영철학 이해도가 높고 전문성과 추진력을 겸비한 '젊은피'를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장에는 1964년생인 정상혁 신한은행 부행장을 임명했다. 최초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한용구 부행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한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한달만에 사의를 밝히면서, 후속 인선에 들어갔고 은행장 후보였던 정 부행장을 후임 은행장에 선정했다.

정 행장은 진 내정장의 경영철학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진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이던 2019년 비서실장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을 맞췄다. 더욱이 불확실한 금융환경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능력과 중장기전략 구상 역량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한카드 사장에는 1968년생 문동권 부사장을 낙점했다. 최초의 내부 출신 CEO로 카드사 위기돌파에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신한카드는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 CEO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사례로 평가한다.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 사장에 1966년생인 이영종 신한은행 퇴직연금사업부문장 겸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선정했다. 이 사장은 진 내정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보험업에 관한 전문성이 높다는 게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오렌지라이프 인수작업을 맡았고 2021년 1월부터 6개월간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아 법인 통합작업까지 마무리했다. 더욱이 신한라이프 사장 임명 전에는 신한은행에서 1년간 진 내정자와 함께해 진 회장의 경영철학에 관한 이해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 내정자는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일본 오사카지점장과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법인장을 맡는 등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한 '일본통'으로 꼽힌다. 2019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신한은행장을 맡았다.

진 내정자는 이달 예정된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은 뒤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취임일로부터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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