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탈취한 가상자산… 2021년 북한 수출액의 8.8배
암호화폐 탈취로 미사일 개발 자금 절반 충당 주장도 나와

북한이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탈취한 암호화폐 규모를 살펴보면 일본에 이어 베트남 (5억4000만달러), 미국(4억9700만달러), 홍콩(2억8100만달러)순을 보였다.  사진=픽사베이
북한이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탈취한 암호화폐 규모를 살펴보면 일본에 이어 베트남 (5억4000만달러), 미국(4억9700만달러), 홍콩(2억8100만달러)순을 보였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북한이 사이버공격으로 9000억원 이상의 일본 가상자산을 탈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블록체인 분석회사인 엘립틱과의 공동 분석 결과를 인용해, 북한이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사이버 공격을 통해 일본의 암호자산(가상화폐) 7억2100만달러(약 9650억원)를 탈취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북한이 전 세계에서 탈취한 가상화폐 23억달러(3조700억원)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로, 2021년 북한 수출액의 8.8배에 달한다.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 규모를 살펴보면 일본에 이어 베트남 (5억4000만달러), 미국(4억9700만달러), 홍콩(2억8100만달러)순을 보였다. 한국은 1억5800만달러로 다섯 번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의 해킹은 대북 경제제재로 외화 획득이 어려워진 환경 탓”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이 팽창하면서 보안이 허술한 사업자가 많았던 일본과 베트남이 주요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가 군사적으로 이용되면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각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관련 법 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 등으로 미사일 개발 자금을 충당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1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미국 비영리재단 ‘특수경쟁연구프로젝트’ 주최 대담에서 “북한이 암호화폐와 사이버 노력을 통해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의 절반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 뉴버거 부보좌관은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은 사이버 공격으로 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필요한 자금의 약 30%를 충당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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