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장관 "집값, 개별적으로 움직일 것… 공급 확대에 집중"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폴란드와 독일을 잇달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지시간으로 26일 베를린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국내 집값에 대해서 언급했다.

원 장관은 이날 “평균적으로 금리 효과에 따라 전체적인 반등으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나 선호가 많은 곳은 더 떨어지기 힘들지만, 전국에서 조금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 장관은 현재 집값 전망이 한 번 더 내릴지, 지금의 상황이 바닥을 다지는 것인지는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전체 지역을 놓고 보면 조금 더 내릴 가능성이 있지만, 수요가 많고 선호도가 높은 곳은 더 떨어지기 힘들다”면서 “집값이 (지역에 따라) 개별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원 장관의 발언은 강남과 같은 특정 지역의 부동산 수요가 집중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는 지난 정부에서 펼쳤던 인위적으로 집값을 누르는 정책보단 지역별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값을 통제하는 정책보다는 값이 부분적으로 오를 요인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공급을 늘리거나, 심리적으로 몰리는 데 금융을 공급하는 등 그런 부분을 잘 다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원 장관은 전세사기 방지책으로 내놓은 전세금 에스크로에 대해서도 “가장 극단적 대응 방법인데, 보증금을 자기가 돌려줄 최소한의 담보가치도 없는데 시세에 대한 보증금을 다 받는다든지 그런 부분들에 대해 임차인들의 보증금 반환권을 보호하기 위해 손을 댈 때가 온 것 같다”고 제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그는 “해당 제도(에스크로)의 특징을 변형해서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능한 정책도구나 임대인·임차인 심리 등을 모두 검토하고,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친 뒤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에스크로는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제3의 기관(신탁사나 보증기관 등)에 입금할 시 기관이 보증금 일부를 예치하고 나머지를 집주인에게 주는 방식이다. 원 장관은 이 제도와 관련해 전문가를 비롯한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치겠다고 밝혔다. 

실제 그는 “위험도 높은 부분에 부분적으로 에스크로를 도입하거나, 변형해서 쓸 수 있는 부분”이라며 “임차인의 다양한 처지와 심리를 분석한 뒤 우리 국민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에 대해선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 중이라는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며 “귀국하는 대로 우크라이나와의 협력 채널을 가동해 지원 분야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 장관은 지난 21∼23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24∼25일 독일로 넘어가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국제교통포럼(ITF) 교통장관회의에 참석했다. 

베를린 방문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ITF 교통장관회의 참석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논의를 위한 폴란드 방문 등을 계기로 이뤄졌으며, 원 장관은 지난 회의에서 글로벌 교통 현안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