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단 일본 함정 부산 입항… 31일 다국적 훈련 참가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부산항에 들어왔다.

2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가 이날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 호위함은 오는 31일 제주도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리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인 ‘이스턴 앤데베 23’에 참가한다.

이스턴 엔더버는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우리 군의 주관으로 실시하는 세 번째 다국적 훈련이다. 한국과 일본, 미국, 호주 4개국 수상함 7척과 관련 항공기 6대가 참가한다.

일본 방위상은 이번 훈련에 호위함 하마기리를 파견하면서 자위함기(욱일기)를 달고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국제법상 해군 함정은 국적을 나타내는 표시를 게양해야 하는 데 일본은 1954년 자위대법에 따라 자위함기와 일장기를 함께 걸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욱일기는 민감한 이슈다. 과거 문재인 정부였던 2018년 11월에도 한국 해군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를 초청해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라고 요구하자 당시 일본은 이에 반발해 행사에 불참했다.

한일 관계 정상화 기조 속에 윤석열 정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것을 문제 삼지 않을 계획이다.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하는 게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훈련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마라도함에 올라 우리 해군의 왕건함, 미국의 밀리우스함, 일본의 하마기리함, 호주 안작함, 한국 해경 5002함 순으로 훈련에 참여한 수상함을 사열한다. 한국 국방장관이 자위대 함정을 사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