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속 반도체업황 개선 기대감 작용
메모리반도체 중심, 추가 상승 전망 우세
외국인이 주가 견인, "단기 급등 경계해야"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6만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약 1년여 만에 7만원대 고지를 밟았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한민국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7만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장 초반 강세를 이어가는 등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실제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42%) 오른 7만17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부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늘어나는 AI 수요 속 반도체 업황이 당초 예상과 달리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고,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도 이전과 달리 밝아졌다.
특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고성능 메모리 제품이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들에 공급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산업 리포트에서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김 연구원은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저점이 높아지며,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급개선 가시화 등을 주가의 상승 요인으로 꼽았고, 감산 효과도 언급하면서 “글로벌 DRAM 업체의 감산 효과가 수급에 반영되고 있다. 큰 폭의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반도체 관련 종목군의 강세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마블테크놀러지 등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주들이 실적 기대감으로 동반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반도체주들에 호재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는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1조9753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에 부는 훈풍과 감산 효과가 맞물려 삼성전자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의 모든 경기 선행 지표들이 상승 반전했다. 올해 3분기 하순 이후 반도체 주문 등의 증가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됐다. 하이투자증권은 기존 8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상향했고, 유진투자증권은 8만2000원에서 9만원으로 올린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다만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오른 것을 우려하며 “AI 서버용 고용량 DDR5 출하 비중이 아직 1% 수준에 불과해 현재의 주가 급등은 부담”이라며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 속에서 주가 되돌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