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절대평가 전환으로 국어·수학에서 변별력 주기 위해 문항 늘어
일부학원, 강사로부터 킬러문항 사기도… 문제 개발 위해 공모도 해

서울 강남구 한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 강남구 한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학원가에선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런 공포마케팅으로 일타강사가 고액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학원업계에 따르면 다수 입시학원이 킬러문항 풀이를 집중적으로 광고하며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킬러문항은 정상적 공교육 과정을 따라가서는 풀기 어려운 초고난이도 문제를 말한다. 보통 수능 과목당 한두 문항씩 나온다. 일명 ‘불수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0학년도 수능에선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공식이 등장하는 문제도 나왔다. 수험생 사이에선 ‘국어 영역이 맞느냐’는 등 불만이 컸다. 2018학년도에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킬러문항 수가 늘었다. 국어·수학에서 변별력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킬러문항 수가 늘자 이 문항을 통한 공포마케팅도 성행하고 있다. 킬러문항 전문으로 알려진 한 업체는 수천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른바 ‘일타강사’로 불리는 인기 강사의 연봉은 100억원대다.

입시 학원들은 강사로부터 킬러문항을 사기도 한다. 양질의 킬러문항 제공을 위해 대학원생이나 강사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는 곳도 있다. 학원이 높은 상금으로 킬러문항 제작에 사활을 걸면 비용은 고스란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 당정은 국회에서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고 “킬러문항이 사교육을 부추기는 근본 원인”이라며 출제 배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참모들에게 킬러문항과 관련해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애들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교육으로 돈 장사를 했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 기대한다”, “EBS 교재 밖에서는 출제 금지하라”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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