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시대 열며 외형 확대 성공… 지난해 매출 1조4315억
영업익 10년 동안 제자리… 영업이익률 추락, 수익성 악화 지속
공정위, 관계사 부당지원 의혹… 내부거래 관련 광동제약 현장 조사
식약처, 영업정지 처분… 매년 써내려 온 최대 매출 경신 제동 가능성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광동제약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광동제약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이 수익성 개선 숙제를 풀지 못한 가운데 영업정지와 부당 내부거래 의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영업정지로 인한 매출 감소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후 10년간 영업이익 300억~400억에 머물러

최성원 부회장은 광동제약 창업주인 고 최수부 회장의 외아들이다. 대학 졸업 후 광동제약에 입사한 그는 2013년 최수부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다. 2015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 부회장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 수장을 맡은 후 이같은 기질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외형확대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취임 이듬해인 2014년 광동제약 매출액은 연결기준 5222억원으로 전년(4683억원)대비 11.5% 늘었다. 

2016년에는 1조56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 시대를 열었다. ▲2017년 1조1415억원 ▲2018년 1조1802억원 ▲2019년 1조2382억원 ▲2020년 1조2437억원 ▲2021년 1조3381억원 ▲2022년 1조4315억으로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회사 몸집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으나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는 풀지 못하는 모습이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8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가 취임하던 때인 2013년 영업이익 443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광동제약 영업이익은 최근 10년 동안 300억~400억원에 머물러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9.4%를 기록한 후 감소세다. 지난해에는 2.6%까지 떨어졌다. 상장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6%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덩치는 커졌으나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삼다수 등 F&B(식품·음료) 중심의 매출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F&B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 부문의 매출액 비율은 55.6%를 기록했다. 삼다수 단일 품목이 34.1%를 차지했다. 

최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2019년 차세대 바이오벤처투자를 위한 KD인베스트먼트 설립했다. 비만, 여성성욕저하장애 등을 적응증으로 한 신약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비만치료제는 임상2상 종료, 여성성욕저하장애 치료물질은 임상결과 분석 단계로 상용화 후 매출 발생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광동생활건강과 내부거래, 공정위 조사 대상 관측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최 부회장은 최근 관계사 부당 지원 의혹과 영업정지라는 대형악재에 부닥쳤다.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광동제약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중견 기업집단 내부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다수 집단의 부당 지원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광동생활건강과의 거래가 공정위 조사 대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광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이 광동생활건강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2019년 64억원 ▲2020년 87억원 ▲2021년 151억원 ▲2022년 160억원으로 늘었다. 광동생활건강은 최 부회장 외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추석 대목을 앞두고 5일간의 영업정지 제재도 받았다. 영업정지 기간은 지난 21~25일이다. 사유는 심의결과에 따르지 않은 표시 또는 광고다. 광동제약은 공시를 통해 이번 처분으로 직접 판매채널 일부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사 부당지원 의혹과 식약처 제재로 기업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평판이 좋은 기업들이 재무성과도 더 좋다”며 “기업평판이 재무성과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7323억원이다.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 부회장이 취임 후 매년 써내려온 최대 매출 경신 행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 부회장이 대표 취임 10년 차에 맞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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