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2.4조원… 메모리 중심 반도체 '개선'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도 반도체업황 회복 기조 속 관련 사업에서 적자폭을 줄이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영업이익은 올해 처음으로 조단위로 복귀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7조4047억원, 영업이익 2조4336억원, 순이익 5조8441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21%, 77.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37.76% 크게 줄었다. 

가전과 모바일, 디스플레이부문 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반도체부문에서만 3조75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부문은 올 상반기 9조원대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 들어 개선세를 보였고 앞으로의 기대감을 키웠다.

전사 매출은 스마트폰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와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와 비교해 1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역시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적자 감소, 스마트폰 프래그십 판매의 견조한 흐름이 맞물리며 전분기 대비 1조7700억원 늘었다. 

DS부문의 경우 최근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부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HBM(High Bandwidth Memory) ▲DDR5(Double Data Rate 5) ▲LPDDR5x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판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적자가 개선됐다. 

여기에 업황이 저점이란 인식이 확산됐고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의 구매 문의가 다수 접수되는 등 4분기 반등이 기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파운드리는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실적 부진은 지속됐지만,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역대 최대 분기 수주를 달성했다. 

모바일사업(MX)부문은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로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지난 2분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 등의 신제품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플래그십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전반적인 매출이 성장했으며, 두 자리 수익성을 확보했다. 

네트워크부문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감소로 북미 등 주요 해외 시장 매출이 감소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부문에선 ▲Neo QLED ▲OLED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한 결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생활가전은 성수기 효과 감소로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고객사 수요 증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와 카오디오 판매 확대로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해 전분기 대비 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대형 패널은 수율 향상 및 원가 개선 등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실적 전망과 향후 전략에 대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DS부문은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에 집중하고 디스플레이와 DX부문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는 등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되고 전분기 대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늘리고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춰 HBM3 양산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고 첨단공정 비중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도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를 위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등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핵심 기능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 적용해 더 창의적이고 편리하며,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XR·디지털 헬스·디지털 월렛 등 미래 성장분야에 대한 선행 연구개발(R&D)와 투자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